▶ 라스베가스 총기난사
▶ 희생자는 UNLV 교직원, 아시아계 교수도 포함
지난 6일 라스베가스의 네바다 주립대(UNLV)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은 이 대학 교수직 취업에 실패한 60대 전직 교수가 앙심을 품고 계획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총격으로 UNLV 경영대 교수 2명과 교직원 1명 사망한 가운데 이중 한 명은 아시아계 교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7일 라스베가스 경찰과 대학 당국에 따르면 전달 UNLV 경영대학이 있는 프랭크 앤드 에스텔라 빌딩 내 빔홀(BEH)에서 총격을 벌이다 경찰에 사살된 용의자의 신원은 올해 67세의 앤소니 폴리토로 확인됐다.
이번 총격으로 사망한 이 대학 경영대 교수들 중에는 대만 출신의 아시아계 제리 창 교수(경영학)와 라틴계 여성 패트리샤 나바로-벨레스 교수(회계학)가 포함됐다고 경찰이 밝혔다. 교직원인 또 다른 한 명의 사망자의 신원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으며, 이번 총격으로 중상을 입은 또 한 명은 올해 38세의 방문교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에 따르면 수사당국 관계자 2명은 “용의자가 학생들을 표적으로 삼은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사망한 총격범 폴리토는 라스베가스의 남동부에 있는 도시 헨더슨에서 살고 있었으며, 1992년 버지니아주에서 컴퓨터 불법 접근 전과가 1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P는 또 폴리토가 2001년부터 2017년까지 노스캐롤라이나주 소재 이스트캐롤라이나대학(ECU)에서 마케팅 및 공급망 관리학과 교수로 근무했으며, 2017년 1월 종신 부교수직을 사임했다고 전했다. 당시 사직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과거 ECU에서 폴리토의 수업을 들었던 폴 휘팅턴은 AP 인터뷰에서 폴리토가 라스베가스에 자주 놀러 간다는 얘기를 수업 시간에 여러 차례 했었다면서 “그는 라스베가스라는 도시에 정말 집착했고, 그곳에 가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폴리토가 매 학기 말 학생들 평가에도 집착하는 것 같았다면서 자신에게 나쁜 평가를 남긴 학생들의 얼굴을 기억하고 그들이 누구인지, 어디에 앉았는지 확신한다고 말하곤 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전히 범행 동기를 파악 중이지만, 우리는 그가 네바다주 여러 고등교육 기관에 여러 차례 지원했다가 매번 거절당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폴리토의 집에서 ECU 교수진을 포함해 이 학교 캠퍼스에서 자신이 찾고 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써놓은 명단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해당 목록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연락해 안부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또 폴리토가 거주하던 아파트 현관문에 퇴거 통지서가 붙어 있었으며, 그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인 UNLV 내 주차돼 있던 폴리토의 차에서 블랙박스를 회수해 확인한 결과, 그가 이 대학에 도착하기 전 자택 근처 우체국을 방문해 전국의 여러 대학 관계자들에게 반송 주소가 없는 편지 22통을 보낸 사실도 파악했다고 밝혔다.
또 우편 당국과 함께 해당 편지를 찾아내려 시도하던 중 그가 보낸 한 편지 봉투 안에서 정체불명의 하얀 가루 물질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교육계 관계자들에게 반송 주소가 없는 편지를 받을 경우 주의를 기울이고 당국에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폴리토는 범행 당일인 6일 오전 11시28분께 2007년식 렉서스를 타고 UNLV 캠퍼스에 도착해 경영대학 건물 남쪽 주차장에 차를 댄 뒤 무기를 챙기고 차에서 내렸다. 총격이 벌어졌다는 신고는 15분쯤 뒤인 11시45분에 이뤄져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고, 첫 신고 후 10분 뒤인 11시55분께 건물에서 나온 폴리토와 경찰이 맞닥뜨려 총격전이 벌어졌다. 폴리토는 여러 발의 총을 맞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경찰은 폴리토가 9㎜ 권총을 범행에 사용했고, 탄창 11개를 가져와 9개를 몸에 지니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이 총을 합법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