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계속되는 밴덜리즘 경찰은 뭐하나

2023-12-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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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한인타운에서 벌건 대낮에 30여 대의 차량의 유리창이 쇠파이프를 들고 설친 한 밴덜리즘 용의자에 의해 박살이 났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범인은 대낮에 약 3시간가량에 걸쳐 서너 블록을 돌아다니며 주민들이 도로변에 세워놓은 차량들을 무차별적으로 부쉈다고 한다. 그런데도 주민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범인을 체포하지 못했다. 이번 주 벌어진 이 사건은 현재 한인타운 지역 치안의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내주고 있다.

밴덜리즘은 공공 및 타인의 재산의 되는 기물이나 시설을 악의적으로 손상, 파괴, 훼손하는 행위다. 차량의 유리나 라이트, 리어뷰 미러 등을 파손하고, 우편함을 부수거나, 벽에 스프레이로 페인팅 및 낙서를 하거나, 창문에 돌을 던지거나, 업소 간판을 깨는 등 다양한 사례를 들 수 있다.

한인 등 주민들은 언제 발생할지 모를 강절도 범죄는 물론 밴덜리즘 피해에 대해서도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아무리 주의를 해도 차량이나 업소, 주택 등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밴덜리즘은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도로변에 밤새, 또는 잠시 주차해놓은 차량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파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현재 한인타운은 LA시 전체에서 가장 밴덜리즘 범죄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지역들 중 하나다. 올림픽 경찰서 관할지역에서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신고된 것만 837건에 달하고, 이중 차량이 대상이 된 것이 380건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밴덜리즘 범죄의 심각성은 이른바 ‘깨진 유리창의 법칙’과도 연관이 있다. 불법 낙서나 작은 유리창이 깨진 것처럼 사소한 잘못을 방치하면 나중에 더 큰 범죄로 이어져 그 지역이 무법천지가 된다는 범죄심리학 이론이다.

현재 LA 지역은 떼강도 등을 포함해 날로 심각해지는 범죄로 인해 치안 불안 체감도가 높아질 대로 높아져있다. 주민들 사이에는 범죄 피해를 신고해도 경찰이 출동조차 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팽배해있는 상황이다. 아무리 경찰력이 부족하다 해도 커뮤니티의 밴덜리즘 문제에 빨리 대처하지 못하면 치안은 더욱 나빠질 것이다. 경찰과 시 당국의 강력한 대처, 그리고 주민들의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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