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좋은‘기’ 부르는 깔끔한 물건 ‘정리’ 습관 들이자

2023-12-07 (목) 최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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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선영의 웰빙 인테리어

▶ 정리와 청소

좋은‘기’ 부르는 깔끔한 물건 ‘정리’ 습관 들이자
청소는 먼지, 오염 물질을 제거하여 환경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고, 정리는 가구와 물건들을 체계적이고 기능적인 방식으로 배치하고 정렬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다.

▶최선영은 이화여대에서 섬유예술을 전공했으며 80년대 중반에 인테리어 오가나이저 활동을 시작해 2000년 초부터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본격 활동하고 있다. ‘테바 인테리어 오가나이저’의 컨설턴트로 행복한 집 꾸미기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행복한 인생이 되길 원한다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공간, 즉 집과 일터에서 생명 에너지의 흐름을 유연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리와 청소는 다르다

정리와 청소는 서로 다른 두 가지 활동이지만 깨끗하고 깔끔한 공간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서로 관련되어 있고 서로 보완할 수 있다.
청소는 주로 먼지, 오염 물질을 제거하여 환경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고, 정리는 가구와 물건들을 체계적이고 기능적인 방식으로 배치하고 정렬하는데 중점을 두는 것이다.
청소는 일반적으로 얼마나 빨리 더러워지거나 오염되는지에 따라 매일, 매주 청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정리는 한번의 정리로 시스템이 확립되면 가끔 유지관리가 필요할 수 있지만 청소만큼 자주 할 필요는 없다.

청소와 정리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갖지만 둘 다 깨끗하고 기능적이며 쾌적한 생활 또는 작업 환경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 정리와 청소는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공간을 더 쉽게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지만 정리가 되지 않는 공간을 청소 하기에는 매우 힘이 든다.
예를 들어 가구와 운동기구, 자녀들의 장난감과 옷, 박스와 쇼핑백에 가득 찬 물건들로 발을 디딜 수 없는 공간에 청소를 하려고 하는 순간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멘붕이 오면서 자포자기하게 된다.
“우리 집에서 정리는 나 밖에 하는 사람이 없어요. 나머지 식구들은 모두 어지르는 사람들이에요.”
많은 한인가정에 상담을 가면 이런 하소연을 하면서 도움을 청한다.
이러한 사정으로 가족간에 화목해야 할 공간이 사라짐으로써 정신적, 신체적으로 많은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밀려들게 된다.

‘우울한 마음도 습관입니다’의 저자인 박상미 박사는 “우울한 사람, 불안한 사람도, 무기력한 사람 모두 다 마찬가지로 감정은 습관입니다”라고 말한다. 아픈 감정을 습관이라는 걸 모르면서 ‘내 환경이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해서 내가 불안하고 우울하고 무기력할 수밖에 없구나. 나는 정리에 소질이 없어. 이게 내 성격이구나’ 라고 착각하면서 익숙한 그대로 살아가는 것 뿐이다.
나는 그동안 컨설팅을 하면서 의뢰인의 마음의 아픔을 알지 못했다. 미국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며 맞벌이 생활로 인해 시간에 쫓기면서 벌어진 상황이기에 누구의 책임이라고 생각할 수도 없다.

좀더 깔끔하고, 정돈된 공간은 누구나 원하는 삶이다.
주부 혼자만이 감당해야 할 일이 아니고 가족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해야 가능하다.
좋은 강의 한 번 듣고 내가 변화해야겠다는 의지력으로 동영상 따라 하다가 물건을 꺼내놓고 정리하는 방법과 순서를 몰라서 물건을 옮기다가 지치고 엉망이 되어 의뢰를 신청하는 사례도 많이 보았다.

마음 먹고 결심하는 것만으로 환경을 바꾸기는 굉장히 어렵다. 누군가의 도움으로 정리를 같이 하면서 방법과 노하우를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습관은 훈련과 반복이다.
우리의 환경을 바꿀 수 있는 건 연습과 훈련, 이 두 가지 없이는 불가능하다. 열정과 재능보다 중요한 것은 습관이다. 정리가 되니 청소할 공간이 나오고, 청소를 하니 깨끗하고 깔끔한 집이 된다. 정리정돈이 된 깔끔한 집을 유지하기 위해 가족이 하나 되어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자녀들에게도 좋은 습관을 길러주자.

물건의 주소를 만들자


다음으로 가져야 하는 습관은 집안에 있는 모든 물건 하나하나를 보관할 장소를 정해놓는 것이다.
우리가 결혼식이나 파티에 초대되어 갔을 때 이름표가 테이블 앞에 있으면 그 자리에 앉으면 되지만, 이름표가 없다면 어디에 앉아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다.
이렇듯이 우리 집에 있는 모든 물건들도 또 같다. 물건들이 있어야 할 제 자리가 필요하다. 제 자리가 없을 경우 사용 후 그 자리에 놓든지 빈 공간에 넣어두고 잊어버려 급하게 찾을 때 가족간에 불화가 일어날 때도 종종 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매일 집 안에서 무언가를 찾느라 시간 낭비를 많이 한다. 근데 그 모든 것들이 정해진 장소에 있다 라고 생각해 보자.

일단 집안에 들어오면 그 물건은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거다. 그리고 그 물건을 다시 필요로 할 때 단 1초의 시간 낭비도 없게 된다. 오늘부터 집 안에서 어떤 물건을 한 번이라도 찾게 된다면 곧바로 그 물건을 보관할 장소를 정하자.
이런 식으로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정해진 보관 장소가 없이 여기저기 물건들이 흩어져 정신 없던 집이 어느새 차분하고 안정적인 집으로 변해 있을 것이다.
그러니 수납공간을 만들어 물건들에게 그들만의 주소를 만들어 쉽게 찾아 사용한 후 제 자리에 다시 넣는 습관을 갖도록 하자.

한번은 서울 압구정동 아파트에 정리 의뢰가 있어서 간 적이 있다. 그 집 책상과 식탁 위에는 많은 서류가 가득 쌓여서 책상과 식탁의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집이 작아 이사가야 해요” 라는 말은 나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수납공간을 만들고 불필요했던 물건을 내보내고 나니 집이 제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서류정리용 책상서랍에 Hanging File Folder를 사용하여 파일에 제목을 붙여 종류대로 정리했다.

얼마 후 그 의뢰인에게서 “갑자기 집문서를 찾는 남편에게 빨리 찾아주니 남편의 놀라는 표정에 정리한 보람을 느꼈다”는 연락을 받았다.
정리의 주요 목표는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복잡함을 줄이고, 필요할 때 물건을 더 쉽게 찾고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정리 활동에는 분류, 나눔, 라벨링 및 정돈, 적합한 보관 등이 포함된다.
문의 (703)915-8054
lydia5616@gmail.com

<최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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