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숨을 쉴 수 없다는 말 듣지 못했다”...엘리스 살해 혐의 경관 콜린스, 재판서 증인으로 나와 스스로 변호

2023-12-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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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쉴 수 없다는 말 듣지 못했다”...엘리스 살해 혐의 경관 콜린스, 재판서 증인으로 나와 스스로 변호
지난 2020년 흑인 부랑아 매뉴엘 엘리스의 피살사건과 연루돼 동료 2명과 함께 기소된 타코마 경찰관 매슈 콜린스(40)가 4일 법정에서 매우 드물게 증인자격으로 자신을 변호했다.

콜린스는 사고 당시 엘리스를 수갑 채우는데 몰두했기 때문에 그가 “숨을 쉴 수 없다”고 한 말을 듣지 못했다며 들었다고 해도 자신의 행동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엘리스가 숨 쉴 수 없다고 최소한 5 차례 한 말과 그 뒤 그에게 “닥치라”며 쌍욕을 한 자신의 말이 고스란히 담긴 녹음을 패티 이크스 검사가 틀어 보이자 “그 때는 엘리스에게서 짐승 같은 소리만 들었는데 지금 녹음을 들어보니 엘리스의 목소리 같다”고 시인했다.


피어스 카운티 상급법원에서 지금까지 9번째 열린 이날 재판에서 콜린스는 “엘리스가 잘못한 것은 명백하고 결과적으로 그의 어머니와 누이는 가족을 잃었다”며 애도를 표하고 “이 사건은 경찰관에게는 최악이었고 내 삶도 상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콜린스는 동료인 크리스토퍼 버뱅크(38)와 함께 2020년 3월3일 신고를 받고 타코마의 한 교차로에 출동, 지나가는 차량에 행패를 부리던 엘리스를 체포했다. 증인들은 두 경관이 엘리스에게 지나치게 폭력을 행사했으며 콜린스의 무릎에 목덜미를 짓눌린 엘리스가 숨 쉬게 해달라고 거듭 호소했다고 밝혔다. 증인 한명이 이 장면을 핸드폰으로 촬영해 경찰에 증거물로 제공했다.

콜린스는 이날 법정에서 정반대로 진술했다. 엘리스가 먼저 버뱅크를 폭행하려 했고 엄청난 힘으로 자신을 번쩍 들어 올려 땅바닥에 내던졌다며 그가 광적인 흥분상태였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피고가, 특히 살인 같은 중범죄 혐의의 피고가,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자신을 변호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피고가 본의 아니게 자신의 전과사실을 언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브라이언 처시코프 판사는 콜린스에게 그의 과거 비행을 언급하지 말도록 지시했다.

이들 세 경찰관의 재판은 직무수행 중 살인을 저지른 경찰관들의 처벌을 어렵게 만들었던 관련 법 규정을 삭제한 주민발의안(I-940)이 통과된 후 첫 케이스라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지금까지 워싱턴주에서 경찰관이 살인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는 6 차례에 불과하다.

콜린스와 버뱅크 및 나중에 지원인력으로 엘리스의 체포를 도왔던 티모시 랜카인(35)은 모두 유급 정직처분을 받은 상태에서 현직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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