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낮 MD 주차장에 권총 강도… 한인여성 당했다

2023-12-05 (화) 유제원 기자
크게 작게

▶ 볼티모어 병원 약사 정수미씨 오전 11시께 출근해 주차 중

▶ 권총으로 위협, 차까지 뺏아가 “9년째 근무 중, 이런 일 처음”

대낮 MD 주차장에 권총 강도… 한인여성 당했다

CCTV에 찍힌 용의자.

지난달 30일, 출근 길의 한인 여성을 상대로 한 권총 강도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메릴랜드 볼티모어 병원에서 약사로 일하는 정수미 씨로 이날 오전 11시 출근길에 강도를 당했다. 사람들도 많이 오가는 낮 시간, 병원 주차장에서 권총 강도를 만난 정 씨는 “이 병원에서 9년째 일하고 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가까스로 몸만 빠져 나왔다”고 말했다.

당시 차에서 내린 정 씨는 조수석에 있는 가방을 꺼내기 위해 반대편으로 향하던 중 갑자기 검은색 차량이 접근하더니 마스크를 착용한 흑인 한명이 차에서 내려 등 뒤에서 권총으로 위협하며 차키를 뺏은 다음 차량을 훔쳐 달아났다.

“당시 온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는 정 씨는 “너무 놀라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지만 범인은 남성과 여성 2인조로 한순간에 차를 뺏어 달아났고 저는 있는 힘을 다해 병원으로 뛰어 들어가 도움을 요청했다”고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마약이나 총기 사건이 심각하다고 들었는데 직접 강도를 당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가방에는 신분증을 비롯해 집 열쇠도 있어 여전히 불안하다”고 말했다. 훔쳐간 휴대폰은 경찰이 병원 근처에서 발견해 지문을 채취한 다음 전달해 주었으나 차량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사건 발생 사흘 만에 다시 출근을 준비하는 정 씨는 “임시면허증을 발급받아 렌트카를 운전하고 있으며 은행카드, 신용카드도 모두 정지시키고 혹시라도 강도가 집으로 찾아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열쇠도 모두 교체했지만 당시의 충격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볼티모어에서 지난 7일간 24건의 차량 도난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 병원에서도 이미 2번의 권총 강도 사건이 있었다. 첫 번째 사건 이후에는 경비원이 없었으며 두 번째 사건이 발생한 다음에야 경비원이 투입됐다. 거의 매일 발생하는 총기사건을 비롯해 강도, 절도 사건이 최근 부쩍 늘어난 가운데 당국은 범죄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유제원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