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문서처럼 낡은 고문서 보관소...60년 된 건물 바닥 침수되기 일쑤지만 예산 없어 신축 난망

2023-12-0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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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주정부의 고문서보관소 건물에 물이 스며들어 귀중한 자료들이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지만 예산 때문에 건물을 신축할 생각은 엄두도 못 낸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꼭 60년 전인 1963년 올림피아 주청사단지 내에 지하 2층, 지상 1층으로 지어진 현 보관소 건물은 수년전부터 지하 1층에 물이 흥건하게 스며들어 책장 맨 아래 칸에는 자료를 보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들 자료 중에는 1871년 워싱턴주 의회에서 여성 참정권을 주창한 수잔 앤소니의 연설문, 1970년 댄 에반스 주지사가 ‘사스콰치’를 워싱턴주 공식 괴물로 지정한 문서, 1986년 헐크 호갠이 제출한 워싱턴주 레슬링 라이센스 신청서 등도 포함돼 있다.

지하층 침수로 골치를 앓는 보관소 측은 물이 스며드는 모퉁이에 작은 뚝이라도 쌓아달라고 당국에 요청했을 정도다. 관할부서인 주 총무부의 랜디 볼러잭 차관은 궁극적 해결책은 땜질수준의 보수공사가 아니라 새 건물을 지어 옮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침수뿐 아니라 낡은 하수도관이 기록물 위로 지나고 있고 온도와 습기 조절장치도 망가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예상되는 건축비 1억8,100만달러를 마련할 방법이 없다. 총무부는 2019년 1억1,900만달러를 융자할 수 있도록 주의회의 승인을 받았다. 부동산 구입자들의 소유권이전 등기 요금 등으로 상환한다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그동안의 물가상승으로 경비는 1억6,600만달러로 늘어났고 부동산 구입자 수는 줄어 총무부의 융자가능 금액은 7,600여만 달러로 축소됐다.

볼러잭 차관은 건물을 임대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미 총무부 산하의 다른 부서인 선거관리국과 도서관이 민간 건물을 임대 사용하고 있어 건물임대를 늘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더구나 팬데믹 이후 공무원들 중 약 30%가 재택근무 중인 상황이어서 당국은 주정부 건물의 신축 및 임대를 재고하고 있다고 볼러잭 차관은 설명했다.

고문서 보관소의 벤자민 헬 담당관은 에반스 주지사가 1970년대 다뤘던 낙태, 어퍼머티브액션(소수계 우대정책), 농장 이주이민자 정책 등은 오늘날 워싱턴주정부에서도 논란되고 있는 이슈들이라는 점에서 이들 고문서의 가치가 높다고 지적했다.

또, 고문서를 통해 가족의 뿌리를 추적하거나 수십년 전의 결혼 증빙서를 찾아 배우자가 사망한 후 소셜시큐리티 베네핏을 신청하는 등 일반인들의 보관소 이용도도 높다고 직원들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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