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치뉴스, 미디어보다 주변 더 신뢰”

2023-12-04 (월)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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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인들 미디어·선거 공정성 의심 심각…내년 대선도 의심

“정치뉴스, 미디어보다 주변 더 신뢰”
여전히 지난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부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것도 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43%는 내년 대선도 의심하고 있고 37%만 공정하고 투명하게 치러질 것으로 믿고 있다. 3분의 2 이상의 사람들이 뉴스 미디어를 신뢰하지 않고 가족이나 지인 등 주변의 여론이 더 믿을만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는 내년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의 무결점성(integrity)
여론조사기관인 모닝컨설트(Morning Consult)가 지난 9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

1788년부터 총 59번의 대선이 치러졌으나 선거 결과를 의심하거나 부패 혐의 등으로 오염된 적은 없었는데 지난 2020년 여론조사에서 절반이 넘는 사람들(53%)이 부정선거를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해로 불과 29%만이 선거 결과를 신뢰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선거절차나 결과를 의심하고 있다.


또한 선거의 무결점성에 대해 민주당과 공화당은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 2020년 대선 전에는 공화당보다 민주당이 선거의 공정성을 우려했으나 이제는 반대로 공화당이 더 의심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은 50%, 공화당은 35%가 선거의 무결점성을 믿는다고 답했다.

▲넘치는 거짓 정보들
선거를 앞두고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넘쳐나는 거짓 정보들이다. 63%의 사람들은 이러한 거짓 정보가 내년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거짓 정보가 확산되는 경로로 소셜 미디어(42%), 뉴스 미디어(40%)를 지목했으며 러시아나 중국 등 외국정부가 선거에 개입했다는 증거가 드러났음에도 11%만 이들을 의심했다.

세대별로는 소셜 미디어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Z세대(1997~2012년생)가 거짓 정보도 빠르게 소비하고 확산시키는 그룹으로 나타났다. 그 만큼 Z세대의 55%는 소셜 미디어가 거짓 정보를 확산시키는 통로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베이비부머 세대(1946~1964년생)는 43%, X세대(1965~1980년생)는 36%,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는 42%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거짓 정보를 접하게 된다고 답했다.

▲누구를 신뢰하는가?
뉴스 미디어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언론보다 친구나 가족을 신뢰한다고 답했다. 신뢰할 만한 정보의 출처는 친구나 가족이 68%로 가장 높았으며 기업 43%, 전문협회 41%, 뉴스 미디어 41%, 민주당 39%, 보수 그룹 36%, 공화당 3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장 신뢰할 수 없는 정보의 출처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유권자들을 설득하는데 수백만 달러를 사용하는 단체라고 했다. 응답자의 24%만 선거 캠페인에서 발표한 정보를 신뢰한다고 답했으며 60%는 전혀 믿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정치후원단체(Super PAC)에서 나오는 정보를 신뢰하는 사람은 21%에 불과했다.

▲사회적 이슈들
민주당 지지자의 72%는 대기업이 인종차별 문제에 관여해야 한다고 답했고 공화당은 51%만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보였다. 성정체성 문제에 대해서는 민주당 74%, 공화당 43%, 인권 문제는 민주당 70%, 공화당 46%, 이민개혁 문제는 민주당 58%, 공화당 32%, 낙태권에 대해서는 민주당 54%, 공화당 27%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서로 다른 온도차를 드러냈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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