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수홍이 제기한 형, 형수의 횡령 혐의 재판이 9번째로 열리면서 1년 간의 장기전을 치렀다.
1일(한국시간 기준)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는 박수홍 친형 박모씨 부부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 9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엔 박수홍의 친형 부부와 변호인, 박수홍의 변호인이 출석했다.
이날 판사는 "대부분의 원고 진술 내용에 대해 부동의하는 것이냐"라고 했고 박수홍 친형의 변호인은 그렇다고 확인했다.
검찰은 "아직 공소사실 관련해서 정리가 다 되지 않았다"라며 "개인 부동산 등기 등에 대해 문제가 있다"라고 말했다.
판사는 "다음 기일 전까지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를 내달라. 다음 기일에 재판을 마칠 가능성이 높다. 오늘 증거 조사를 마치겠다"라고 했다. 이에 검찰은 "증거목록 중 집 계약서를 제출하겠다"라고 했다.
판사는 "저번에 피고인의 부친이 진술했고, 수첩 사본을 피고인 측에서 제출했다. 수첩 원본 전체를 제출할 수 있냐"고 물었고, 박수홍 친형 변호인은 그렇게 할 의사를 밝혔다. 판사는 "다음 주 중이라도 수첩 원본을 증거로 제출해 달라"고 했다.
또 판사는 "피고인 측에선 형식적으로라도 매월 급여라든지 수익금 배분, 종합소득세 등을 납부한 적이 있지 않겠느냐. 어떤 계좌로, 언제 한 번씩 돈이 들어갔는지 확인해야겠다. 박수홍 소속사에서 비용이 들어갔기 때문에 내용이 있을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판사는 "공소사실 중 인정하는 부분이 몇 개 있다. 변호사 비용 두 개의 공소사실은 인정하냐"고 물었고 변호인은 "그렇다"고 했다. 또 판사가 "피해자의 라엘, 메디아붐에 대한 변호사 선임 비용 사용도 인정하냐"고 묻자 변호인은 "맞다"라고 했다.
판사는 "1월 10일 결심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이날 박수홍 친형 부부는 지난 재판 때와 같이 박수홍이 제출한 공소장 내용 일부만 인정하며 대부분의 혐의는 부인했다. 박수홍 친형은 메디아붐, 라엘의 변호사 선임 비용 사용 인정에 이어 부동산 관리비 월 30만원 지출만 추가로 인정했다. 재판은 피고인의 증거 제출 내용만 확인하고 마쳤다.
재판이 끝난 후 박수홍 변호인인 법무법인 에스 노종언 변호사는 박수홍의 현 상태에 대해 "부모님 증인신문 이후 마음에 상처가 커서 말을 아끼려고 한다"라며 "피해자는 피해자 증인신문 때 빼고는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박수홍 변호인은 "오늘은 절차적인 부분만 확인한 것이다. 다음 박수홍 친형의 심문이 2, 3시간 정도 걸릴 것 같다. 어머니 아버지의 진술까지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박수홍 친형이 혐의를 인정한 부분으로 "부동산 관리비 내용을 인정했다. 한 달에 30만원이 나가는 돈이 모인 낮은 금액이다. 또 횡령 혐의를 인정한 변호사비 지출 금액은 2000만원~3000만원 정도"라고 했다. 박수홍 형수는 자신의 혐의 모두를 불인정하는 상황. 이와 관련해선 "박수홍의 형수는 명의만 빌려줬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 돈이 그쪽으로 들어갔는데 전혀 모른다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수홍 모친, 부친이 박수홍의 카드를 이용한 것에 대해선 "박수홍 개인카드로 생필품을 샀고 법인카드로 키즈카페, 태권도 학원, 영어학원, 수학학원을 다닌 것으로 나오는데 박수홍 모친 당사자가 그걸 다녔을 리는 없지 않겠냐. 카드 이용 전체 금액은 몇 십억 가까운 돈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박수홍의 비자금을 만들어줬다고 하는데, 비자금은 세금을 탈루해서 만든 돈이지 않냐. 박수홍 개인 명의의 개인 통장으로 비자금을 만든 게 말이 안 된다. 그건 그냥 출금일 뿐"이라고 말했다.
박수홍 변호인은 결심 진행 전망에 대해 "재판부가 피고인 형과 형수, 피고인에 대한 질문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고인이 더 이상의 추가 공소사실을 인정하진 않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변호인은 "판결의 관건은 피고인이 어떻게 진술하느냐에 달렸다. 오늘은 필요 서류를 확인한 것일 뿐이고 실질적인 건 다음 재판"이라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수홍 친형 부부는 지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간 연예기획사 라엘, 메디아붐 등 2곳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박수홍의 출연료 등 62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친형 박씨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부동산 매입 목적 11억7000만원, 기타 자금 무단 사용 9000만원, 기획사 신용카드 사용 9000만원, 고소인 개인 계좌 무단 인출 29억원, 허위 직원 등록을 활용한 급여 송금 수법으로 19억원 등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일부 공소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법인카드 사용, 허위 직원 급여 지급 등 횡령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다.
박수홍은 지난해 11월부터 이날까지 1년 넘게 재판을 진행하며 친형 부부, 부모와 큰 갈등을 보였다. 박수홍의 부친은 지난해 10월 친형과 대질 조사를 위해 검찰에 출두한 박수홍에게 "팔십 나이 든 부모를 고생시켰다"라고 폭언하며 흉기로 "배XX를 XX겠다"고 위협했고, 박수홍은 지난 3월과 4월 4차, 5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친형 부부의 엄벌을 원한다는 입장을 줄곧 밝혀왔다. 7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선 박수홍의 친동생은 "동생들은 이용의 대상이었다"며 박수홍의 편을 들어줬다.
지난달 13일 8차 공판에선 박수홍 부모가 증인으로 출석, 박수홍 모친은 "화가 나서 머리를 밀어버렸다"라며 "(김다예가) 수홍이 진짜 사랑했으면 자식도 낳아야 하지 않냐. 수홍이 이렇게 해놓고 버릴 거 같다", "우리를 쓰레기로 만들어 놨다"라고 분노를 나타냈다. 박수홍 부친은 "우리가 30년 동안 뒷바라지했는데 (박수홍이) 2021년 고소 후 비밀번호를 바꿨더라"라며 "여자 하고 잔 뒤에 콘돔까지 다 치워 줬는데 말도 없이 (비밀번호를) 바꿨다. 그래서 화가 나서 소화기로 문을 내려쳤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수홍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존재 노종언 변호사는 스타뉴스에 "박수홍 씨 부모는 고(故) 김용호 씨의 방송 내용을 그대로 믿고 있다"라며 "전화번호가 바뀌었다고 하는데 절대 바뀌지 않았다. 임신, 낙태 등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