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 미국 주택 거래↓,가격↑...10월 주택거래 20여년만 최저로 떨어져

2023-11-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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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미국 주택가격 사상 최고치 경신해

미국 주택시장이 거래는 20여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매물 부족으로 가격은 오르는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다.

주택 거래 감소세가 지속하면서 기존주택 거래지수가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10월 미국 기존주택 매매 지수는 71.4(2001년 100 기준)로 전월 대비 1.5%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8.5% 감소했다.


이 같은 수치는 2001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택시장이 얼어붙었던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보다 거래량이 더 적었다는 의미다.

고금리로 주택 매매 수요가 줄어든 게 기존주택 거래량 급감의 주된 배경으로 지목된다.
과거 3∼4%대 낮은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산 주택 보유자는 고금리 탓에 새집으로 갈아타길 꺼리고, 수요자 역시 평균 7%대의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부담에 집 구매를 주저하고 있다.

미국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이 매주 집계하는 3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10월 마지막 주 7.79%로 꼭지를 찍은 바 있다. 이달 22일 현재 금리는 7.29% 수준으로 하락했다.

로렌스 윤 NA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0월 중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기존주택 거래도 최근 20여 년 새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주 새 나타난 주택담보대출 금리 내림세는 주택 수요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제한된 주택 재고 수준이 구매 수요 충족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S&P 다우존스 인디시스가 지난 28일 발표한 미국 전역의 집값을 반영하는 9월 S&P 코어로직 케이스ㆍ실러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9% 상승한 311.18을 기록했다. 이는 1987년 집계 이후 사상 최고다.

모기지 금리 상승은 기존 주택에 대한 수요와 공급을 위축시켜 도리어 가격을 밀어 올렸다. 지수는 전월 대비 0.7% 올라 8개월 연속 전월 대비 상승세를 나타냈다.


도시별로는 디트로이트와 샌디에이고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뉴욕이 6.3%로 그 뒤를 이었다. 20개 주요 도시 중 17개 도시가 전년 대비 증가했다.

연방 주택 금융국(FHFA)이 이날 함께 발표한 9월 미국 전국 주택 가격지수도 1년 전보다 6.1% 올랐다.

집값 급등의 이면에는 모기지 금리 상승에 따른 중고주택 공급 감소가 있다. 주택 소유자들은 저금리 시대에 새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대출을 포기할 인센티브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향후 집값은 대체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방 주택 대출 모기지공사의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지난 10월 거의 2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높은 금리 수준은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영향을 주어 주택 수요를 식힐 가능성이 있다.

영국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토마스 라이언 부동산 이코노미스트는 “수요가 둔화되고 물가 상승세가 둔화돼 고금리를 반영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대출 금리가 진정되면서 수요와 공급이 모두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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