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고생 성폭행 사건 검사장 선거판도 바꿨다

2023-11-16 (목)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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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화 앤더슨 후보, 20여년 만 라우든 카운티 검사장 복귀

▶ 불과 300표 차로 승리… 성폭행 사건 미흡대처에 민주당 현역 검사장 고배

여고생 성폭행 사건 검사장 선거판도 바꿨다
2021년 여고생 성폭행 사건에 대한 미흡한 처리가 올해 라우든 카운티 검사장 선거판도를 뒤바꿨다.
지난 7일 실시된 버지니아 총선에서 낙태 이슈가 정치지형을 바꿀 정도로 영향력이 컸지만 검사장 선거에서는 여고생 성폭행 사건이 우위를 점하면서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꺽었다.

공화당의 밥 앤더슨(사진) 후보가 현역인 민주당의 부타 비버라이 후보를 누르고 버지니아 라우든 카운티 검사장에 당선됐다.
이번 선거결과는 표차가 불과 300표인 0.22%에 불과해 선거 후 1주일 뒤인 14일이 되어서야 수작업에 의한 검표작업 끝에 당선이 확정됐다.

비버라이 검사장은 15일 패배를 인정했다. 표차가 너무 적기 때문에 비버라이 검사장은 재검을 요구할 수 있었지만 혈세를 아끼고 차기 검사장이 인수인계를 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재검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버라이 검사장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음에 따라 앤더슨 후보는 20년만에 처음으로 자신이 일하던 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앤더슨 후보는 1996년부터 2003년까지 라우든 카운티 검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최종집계는 앤더슨 후보 6만8,068표, 비버라이 검사장은 6만7,768표를 획득했다.
비버라이 검사장은 2021년 한 남학생이 라우든 카운티내 고등학교에서 여학생을 성폭행하고도 풀려나서 다른 고등학교에 전학 가서 또 다른 성폭행사건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 제대로 이 사건을 처리하지 못했고 여기에다 성폭행 피해자인 여고생의 아버지를 기소해 같은 당으로부터도 비난을 받았는데 이것이 선거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 아버지는 결과적으로 공화당인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로부터 사면을 받았다.
이 사건은 2021년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이슈화가 됐는데 당시 학부모들과 지역주민들은 ‘라우든 카운티 교육위는 강간하는 놈을 보호한다‘ ’우리 학부모들은 영킨 후보를 지지한다‘ ’민주당은 누구를 위한 당인가‘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영킨 현 주지사는 라우든 카운티에서 많은 표를 받았으며 주지사에 당선됐다.

이 사건은 2021년 5월 라우든 카운티 관내 고등학교 여자화장실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는데 체포된 학생(당시 14세)은 라우든 카운티내 다른 고등학교로 전학 가서 그해 10월 6일 또 다른 여학생을 성폭행했다. 가해 학생은 여학생 화장실에 스커트를 입고 들어가서 성폭행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비버라이 검사장은 올해 1월 특정 경범죄는 기소를 하지 않겠다고 해 일부 사람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한편 비버라이 검사장은 2020년에 라우든 카운티 최초로 여성 검사장이 됐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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