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발언대]제2회 뉴욕대한민국음악제 소고(小考)

2023-10-16 (월) 조광렬/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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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한인들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고 한민족의 정체성을 고취시키기 위해 ‘뉴욕대한민국음악제 재단’과 이승만 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미주총회, 뉴욕지회 공동주최로 지난해에 이어 지난 10월 8일에 제2회 뉴욕대한민국 음악제 (Korea Fantasy-‘나의 조국 나의 노래)가 뉴욕 Promise Main Hall에서 세계적인 유명 음악인들이 출연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올해도 예술 총감독 박동명 지휘자가 이끄는 80명의 뉴욕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베토벤/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중 서곡 Op43으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이어서 남녀 150명으로 구성된 뉴욕심포니합창단의 모차르트의 대관식 미사 다장조 K317 중 쌍투스 등을 합창했고, 테너 Carlton Moe가 플로토우 오페라 마르타 중에서 ‘꿈과 같이’를, 이어서 소프라노 신영옥이 김동진 작곡의 ‘가고파’를 불렀다.

피아니스트 한동일이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5번 Op.73 ‘황제’를 연주했으며 앵콜곡으로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OP9 NO2 녹턴을 끝으로 제1부를 마쳤다.
제2부는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 중 ‘노예들의 합창‘으로 시작했다. 이어 테너 Carlton Moe가 ‘토스티의 이상 Ideale’을, 앵콜곡으로 Dounaudy의 O Del Mio Amato Ben을 열창했다.


이어서 소프라노 신영옥이 김성태 작곡의 ’동심초‘를 부른 후 앵콜곡으로 도니젯티의 오페라 룻치아 중.‘광란의 아리아’를 선사하였다. 피날레는 안익태 작곡의 ‘한국 환상곡’으로 감동적인 대미를 장식했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한국 최초 국제콩쿨 우승자로, 이승만 대통령 당시 피아노 신동으로 칭송받아 이대통령의 특별한 배려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피아니스트 한동일씨도 83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곡을 들려주어 큰 감동을 주었다.

초대형 LED 스크린과 함께 화려한 무대로 장식된 이날 공연에는 1,000 좌석도 모자라 200개의 보조의자도 부족할 정도로 입추의 여지없이 가득 메운 가운데, 거장 안익태 작곡의 ’한국 환상곡‘이 지휘자 박동명의 카리스마가 깃든 지휘봉에 따라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민족 공동체란 용광로를 구축하고 글로벌 시대의 한민족을 향한 민족 정체성을 일깨워 주며 찬란하고 장엄하게 뉴욕에서 부활했다.

그 용광로는 뉴욕 동포의 심장을 애국과 조국이란 상념에 젖어들게 했다. 내옆의 여자 관객은 눈물을 손수건으로 찍어 내기도 했다.
코리아 판타지는 안익태의 민족혼(魂)이 잉태시킨 한편의 대서사시였다. 힘찬 합창은 청중 모두의 가슴을 파고들며 우리 민족혼을 일깨워 주었다.

’한국 환상곡‘은 우리 민족의 발자취, 수난, 환희의 감정 등을 우리 민족정서를 담은 다양한 소리로 재창조되어 기쁨과 희망의 평화로운 소리로 어떤 때는 신음 소리로, 어떤 때는 통곡 소리로 느껴졌을 만큼 때로는 비장했다.

마치 민족의 소리 없는 울부짖음으로 다가왔다. 대합창 위로 비상하는 조국의 내일을 보았다.
고구려의 웅혼한 기상과 백제의 찬란한 예술혼으로 나래짓하는 민족의 염원과 희망이 춤추는 것을 보았다.

우린 하느님이 보우하시는 위대한 민족이자 뛰어난 전통 민족문화 예술의 DNA를 지녔다는 절대 자존심이 이신전심으로 가슴벅찬 환희가 우리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다아스포라의 삶에서 무엇이 조국이며 애국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주는 공연이었다. ‘환상곡’ 말미에 애국가가 울려퍼질 무렵에는 약속이나 한듯 모두가 기립해서 애국가를 따라부르며 엄숙하고 가슴벅차게 조국의 번영과 자유통일을 기원했다.

무엇보다 특별 스폰서로 재정적으로 큰 지원을 해주신 현대중공업 정몽준 회장(박사)께 뉴욕동포의 일원으로, 개인적으로는 `현대’에 몸담았던 사람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깊은 감사를 드린다.

<조광렬/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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