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금 카드결제 안 됐다” 전화회사 사칭 스캠 시도 800 번호로 지능적 수법
중국발 보이스피싱 사기가 최근 미주 한인 주민들을 대상으로도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지난달 24일, 9월 5일 두 번 연속으로 동일한 내용의 보이스 메일 메시지를 받았다”며 “듣자마자 ‘스캠 전화’임을 직감했다”고 밝혔다.
A씨가 본보 측에 제공한 보이스메일 녹음파일에는 ‘안녕하세요. 카드 전화회사에서 연락드렸습니다. 본인 카드에서 비용 결제가 안돼 연락 드렸는데요 한국어 고객 지원센터 800-875-XXXX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A씨는 “발음이 살짝 어눌해 내용을 알아듣기 어려웠고, 조선족 보이스피싱 같았다”며 “최근 전화 사기가 많다는 걸 알고 800으로 시작되는 전화는 잘 받지 않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내가 한인인 사실을 알고 한국어 보이스피싱 전화가 왔는지 의아하다”며 “미용실 가게 번호와 휴대폰 번호가 서로 연동돼 있어서 사기범들에게 전화번호가 노출된 게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보이스피싱이라고 부르는 전화사기 수법이 점차 다양화, 전문화되고 있다.
국세청이나 공공기관을 사칭한 수법은 차라리 고전적인 방법에 속한다. 최근 들어서는 가까운 지인이나 회사를 사칭해 돈을 갈취하는 형태로까지 사기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또 공공기관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무료 전화인 800, 877 전화번호를 이용해 전화를 걸어 카드비가 연체됐다거나, 난방가스비가 밀렸다는 등 상대방에게 겁을 줘 금전을 가로채는 방법도 등장했다.
뿐만 아니라 한인 이민자들을 상대로 체류신분에 문제가 생겼다고 전화로 겁을 준 다음 신분문제 해결을 위해 현금을 요구하는 사기행각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기범들은 연방 이민국 요원을 사칭해 전화를 걸어 이민국에 협조하지 않을 시 즉시 출동해 체포하겠다고 위협하는 수법도 쓰고 있다.
이민법 변호사들은 이민 혹은 체류신분과 관련해 연방 이민국이 당사자에게 전화통화로 연락을 취하는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물론 전화로 돈을 당장 부치라고 요구하는 경우는 결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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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