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두와미시강 오염정화는 누구 책임?...시애틀의 유일한 강 청소 분담금 놓고 보잉, 정부당국 비밀협상

2023-09-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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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와미시강 오염정화는 누구 책임?...시애틀의 유일한 강 청소 분담금 놓고 보잉, 정부당국 비밀협상
시애틀의 유일한 강이자 수질오염이 전국 최악 수준인 두와마시 강의 엄청난 청소비용 분담 문제를 놓고 보잉, 시애틀시정부, 킹 카운티 정부 및 시애틀항만청이 수년째 옥신각신하고 있지만 협상내용은 아직도 비밀에 붙여지고 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타임스는 이들 정부기관과 보잉이 2001년 이후 두와미시 강의 5개 ‘조기대응’ 장소에 2억여 달러를 들여 청소작업을 벌여왔고, 내년부터 강 전체의 청소 및 준설작업에 1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며 이는 전국에서 가장 비싼 강물 오염정화 사업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타임스의 심층조사 기사에 따르면 시애틀항만청은 지난해 청소비용을 면피하려든다는 이유로 보잉을 제소했다가 올 6월 취소했다. 항만청은 보잉이 응당 책임져야 할 몫을 줄이려들 경우 킹 카운티 주민들이 내는 혈세 수천만달러로 이를 메워야한다고 주장했다.
타임스는 3개 정부기관과 보잉 간에 어떤 합의가 이뤄지든지 간에 납세자인 주민들은 그 분담금이 각각 얼마이고 정당하게 배분된 것인지 알 수 없다며 협상이 언제, 어디서 이뤄졌는지, 참석자들이 누구인지도 공개하지 않기로 자기들끼리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보잉은 1916년 두와미시 강변의 버려진 조선소 건물에서 창업한 후 수상비행기를 제작하다가 1930년대 미국 최초의 4발 엔진 폭격기를 개발했다. 제2차 대전이 터지자 연방정부로부터 B-17 폭격기 7,000여대를 주문받으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전쟁이 끝날 무렵 보잉은 드와미시 강 일대의 땅 170여만 평방피트를 사들여 이 지역 최대지주로 떠올랐다.

당시 보잉은 공장의 화학물질 폐수를 도수관을 통해 공개적으로 두와미시 강에 버렸다. “두와미시 강은 보잉 폐수의 자연스런 처리 장소”라는 글과 사진이 보잉의 1950년대 사내 잡지에 기록돼 있다. 보잉은 그 폐수가 다른 업소들의 폐수에 의해 중화된다고 주장했다.

보잉은 폐수를 두와미시 강에 유출한 것은 당시 모든 제조업계의 보편적 영업행태였고 해당 화학물질들이 연방 환경청(EPA)에 의해 불법화되기 훨씬 전이라고 지적하고, 오히려 보잉은 EPA에 앞서 오염물질 처리기준을 스스로 마련해 시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잉은 시애틀시정부와 항만청이 두와미시 강을 화물운송 수로로 이용하려고 굴곡을 없애 직선화했고 대형 거룻배의 통행을 위해 준설했으며 킹 카운티의 생활오수도 유입된다는 점을 들어 청소비용을 관련 4개 정부기관 및 기업이 공평하게 분담할 것을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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