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드 웨스트 베리 가든 ‘한국문화의 날’ 행사
▶ 캐롤 라지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 이사장 “한국문화 접하는 기회⋯내년에도 행사 열리길”
웨스트베리 하우스에서 함께 한 김민선 관장과 캐롤 라지 이사장
▶ 김민선 관장, “공공정원에 아시안들도 주인의식 가져야”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으로 손꼽히는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Old Westbury Gardens)에서 한국의 전통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는 연례 한국문화의 날(Korean Culture Day) 행사가 추진되고 있다.
117년 역사의 숨결이 느껴지는 이곳에서 한국문화의 날 행사 정례화를 위한 첫 단추로 유색인종 행사로는 올드 웨스트 베리 가든 사상 최초인 제1회 한국문화의 날 행사가 지난 16일 열렸다.
2020년 김민선 관장의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 홍보대사 임명식에 이사 및 관계자들과 함께 한 모습
올드웨스트 베리 가든 이사회 모임 장면
■지역사회 초청 문화교류 축제
미주한인이민사박물관(관장 김민선)이 주최한 이날 행사는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의 후원을 받아 지역주민들도 초청한 동네잔치처럼 치러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주민 500여명은 한복 패션쇼, K팝 댄스, 민요, 전통무용 공연 등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김치 담그기 시연과 함께 막걸리, 떡볶이, 군만두, 두부 요리 등 푸짐한 한국 먹거리를 맛봤다.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측은 가든에서 열리는 다른 커뮤니티 행사들과는 다르게 처음으로 전통 음식과 공연으로 지역사회를 초청한 문화교류 축제 현장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어 성공적인 행사에 힘입어 한국문화의 날 축제가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의 연례 가을행사로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캐롤 라지(Carol Large)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 이사장은 지난 19일 행사 주최측인 미주한인이민사박물관의 김민선 관장과 함께 한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에서 콘서트 등 자체적으로 열리는 커뮤니티 행사들과는 달리 한국문화의 날 행사는 지역주민들이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에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한 문화교류의 장으로 이는 처음 있는 일”이라며 “내년에도 한국문화의 날 행사가 열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당초 김민선 관장으로부터 가을 김치축제를 제안 받았으나 이후 올 봄 모임에서 한국문화의 날 행사를 제안받았는데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며 “이후 집중 논의 끝에 3주만의 짧은 준비 기간이었음에도 행사는 성공적으로 치러졌다”고 평가했다.
라지 이사장은 “사실 그동안 한국 음식과 문화를 접할 기회가 없었으나 이번 행사장에서 생전 처음 맛본 김치는 맵다는 느낌이 전혀 안들고 매우 맛있었다”며 “다양한 한국음식을 접할 수 있던 기회였다”고 말했다.
행사를 기획한 김민선 관장은 “롱아일랜드에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지만 롱아일랜드 지역주민들에게는 아직도 한국 음식과 문화가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의 김치를 알리고 한국문화 저변확대 차원에서 한국문화 행사를 개최하게 됐다”며 “공공정원(Public Gaden)인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은 백인 커뮤니티만의 정원이 아닌 한인을 포함 우리 아시안들의 정원이기도 하기에 이곳에 한국문화를 알리는 일은 우리 후손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고 올드 웨스베리가든내 한국문화 행사 정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김민선 관장, 유색인종 최초 홍보대사
김 관장의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과의 인연은 4~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롱아일랜드 명품 샤핑몰인 아메카나 맨하셋을 세운 부동산 개발회사 ‘카스타냐 리얼티’를 운영하며 미주한인이민사박물관 기금 조성에 많은 도움을 주었고 뮤지엄 등 각계 분야에 기부하고 25년간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 이사회에서 활동하며 든든한 지킴이 역할을 했던 기부천사, 고 프랭크 카스타냐 대표를 통해 라지 이사장을 알게 됐다.
유색인종으로는 최초로 홍보대사가 되어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 이사회에 몸담게 됐고 2020년 카스타냐 대표가 사망 후 2021년 봄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에서 프랭크 카스타냐 추모 정원을 조성시 김 관장이 본인이 직접 기타를 연주한 추모 음악회와 함께 한그루의 추모 나무를 기증하면서 본격적으로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과의 긴밀한 관계가 형성됐다.
그는 또한 팬데믹으로 가든의 모든 운영이 중단됐을 때 뭔가를 나름 방법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가든을 배경으로 시공을 초월한 여성 음악가와 젊은이의 사랑을 다룬 단편 영화를 제작해 기증하기도 했다.
기부라는 것이 꼭 금전적인 것만이 아닌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질 수 있는데 아시안들이 한인이 제작해 기증한 영화를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에서 보면서 ‘우리 동양인들도 뭔가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그는 “한인 기부자의 이름을 명소나 유명 미술관에서 발견할 수 있다면 한인 2세들도 자부심이 클 것으로 본다.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은 백인 지역사회만의 소유물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가꾸어 가는 귀중한 자산”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인들에게는 단지 웨딩사진 촬영지나 대저택과 정원을 구경하는 명소로만 인식되는 것이 아닌 적극적인 참여로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닌 주인의식을 갖고 한인 커뮤니티가 함께 가꾸어 가는 올드웨스 베리 가든 지킴이 역할을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 한국의 날 행사를 연례행사로 발전시키기 위해선 위원회를 조직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 캐롤 라지 이사장, 30년간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 지킴이
30년간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 라지 이사장은 1993년 펀드레이징 행사를 기해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 이사회에 발을 들여놓았고 2013년부터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가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 운영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두는 사항중 하나는 회원을 늘리는 일이다. 소셜미디어와 이메일 등을 통해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의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멤버십 가입을 종용하고 있다는 그는 멤버십 못지않게 자원봉사자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매해 7만~8만명이 방문하는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에서 60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고 6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투어와 기프트샵, 정원 관리 등에서 헌신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어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의 한국문화의 날 축제 정례화와 관련 한인사회의 전폭적인 지원에 앞서 올드웨스트 베리 가든내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과 함께 멤버십, 자원봉사, 기부 등을 통한 한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 대부호 존 S.핍스가 영국인 부인위해 세운 대저택 ■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에 자리한 웨스트베리 하우스. 44개의 방을 갖춘 대저택이다.
■ 올드웨스트베리 가든의 역사
▶영국 찰스 왕조 궁궐 스타일 대저택
▶포시즌스 매거진, 세계 3대 정원에 선정
▶상속녀가 1959년 연방정부에 헌납
롱아일랜드 낫소카운티에 있는 올드 웨스트베리 가든은 미 철강왕 카네기 멜론의 경영 파트너인 대부호 헨리 핍스의 아들 존 S.핍스(John S. Phipps)가 영국인 부인 마거리타 그레이스를 위해 200 에이커 부지에 세운 대저택과 영국식 정원이 자리한 곳이다.
존 핍스는 런던의 건축가 조지 A 크라울리의 설계로 아내가 영국의 고향에서 살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고자 3년간의 공사를 거쳐 1906년 17세기 찰스 왕조 스타일의 궁궐과 같은 대저택, 웨스트베리 하우스를 완공하고 드넓은 영국풍의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었다.
포 시즌스(Four Seasons) 매거진이 선정한 세계 3대 대중 정원의 하나로 선정된 바 있는 미 국립 사적지인 이곳의 정원은 영국풍의 로즈 가든을 비롯해 이태리 양식의 분수대와 테라스가 있는 월 가든, 숲속의 정원(Woodland Garden), 커팅 가든(CuttingGarden), 대나무 정원, 라일락 산책길, 일본식 다리와 정자가 있는 호수 정원 등 주제별로 색다르게 꾸며져 있다. 대저택은 방만 66개에 달하고 고가의 영국 고가구와 장식품, 미술품들로 꾸며져 있다.
핍스 부부와 4자녀가 사는 사유지였던 이곳은 부부가 세상을 떠나고 당시 유일한 생존 자녀이자 상속녀였던 페기 핍스 비그네(Peggy Phipps Boegner)가 1959년 연방정부에 헌납, 일반에 공개하는 뉴요커들의 사랑받는 공공 가든이 됐다.
▲가는 길:롱아일랜드 익스프레스(I-495) 이스트를 따라 가다 글렌 코브 로드 방향 출구(Exit 39S.)로 나가 이스트 방향 서비스 로드를 따라 1.2마일 가다 올드 웨스트베리 로드로 우회전해 0.25마일 가면 왼쪽에 입구가 나온다.
▲관람 시간 : 4월~10월30일 오전 10시~오후 6시(웨스트베리 하우스는 점심시간인 오후 1시~1시30분 문을 닫음)
▲티켓 구입: 온라인 구매
▲입장료 : 15달러(웨스트베리 하우스 관람 포함), 62세 이상 13달러, 풀타임 학생 13달러(ID 지참), 7~17세 8달러, 6세 이하 무료, 회원 무료(회원은 사전예약 없이 방문)
▲장소 71 Old Westbury Road Old Westbury, NY 11568
▲문의 516-333-0048/info@oldwestburygardens.org
▲웹사이트 www.oldwestburygarden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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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