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판 조지 플로이드 피살사건으로 비유되는 3년전 타코마 경찰관 3명의 매뉴엘 엘리스 살해사건에 대한 재판이 이번 주 배심원 선정절차와 함께 시작된다.
시애틀타임스는 워싱턴주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직무수행 상 살인혐의로 처벌된 경찰관은 3명뿐이었다며 또다시 3명을 법정에 세운 이번 재판은 ‘역사적’이라고 보도했다.
흑인인 엘리스(33)는 2020년 3월3일 밤 11시경 도넛을 들고 귀가하다가 행동거지가 이상하다는 이유로 경찰관의 검문을 받았다. 엘리스는 한 시간도 안 돼 팔다리가 묶이고 머리에 비닐봉지가 씌워진 채 사망했다. 그의 마지막 말은 플로이드처럼 “숨을 못 쉬겠다”였다.
엘리스는 검시결과 체내에서 다량의 메탐페타민(히로뽕)이 검출됐고 심장기능이 부실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관 측 변호사들은 엘리스의 사인이 약물 과다투여 및 심장질환이라고 주장한다.
사건발생 42 개월이 지난 후 기소된 경찰관들은 매튜 콜린스(40), 크리스토퍼 버뱅크(38) 및 티모시 랜킨(34)이다. 콜린스와 버뱅크는 2급살인 및 1급 고살(살의 없는 살인) 혐의로, 랜킨은 1급 고살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무죄를 주장하는 이들은 지난 3년여간 타코마경찰국으로부터 유급 정직처분을 받은 상태였고 지난 3년여 동안 총 100여만달러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재판에선 엘리스의 마지막 순간이 담긴 목격자의 비디오가 중요한 증거물이 될 전망이다. 엘리스의 누이 모네 카터-믹슨이 수소문해서 찾아낸 이 비디오엔 최소한 6명의 경찰관이 등장한다. 이들은 저항하는 엘리스에게 전기충격 총을 발사하고 넘어진 그의 등 위에 번갈아 올라타고 그의 사지를 묶고 머리에 경찰관의 침받이 비닐봉지를 씌우는 모습 등이 들어 있다.
검찰은 2주 내에 구성될 12명의 배심단에게 엘리스가 사망한 원인은 경찰관들의 과도한 무력사용이었다는 점을 설득시키는 데 주력하는 반면 경찰관 변호인들은 엘리스의 마약사용과 심장질환이 그의 사인이라고 믿는 배심원을 최소한 한 명이라도 확보해 재판을 무효화한다는 전략이다.
변호사들은 또 이번 사건을 타코마 검찰이 아닌 밥 퍼거슨 주 법무장관이 직접 기소했다는 점을 들어 내년에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퍼거슨이 이번 재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한다. 퍼거슨 장관은 “우리의 직무는 오직 정의를 구현하는 것”이라며 버정에서 배심단에게 정확한 증거물을 제시하겠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