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LA를 방문한 사람들이 한인타운과 다운타운을 돌아보고 나서 반드시 하는 말이 있다. “LA가 왜 이렇게 더러워졌냐?”는 것이다. 거리마다 쌓여있는 쓰레기, 다닥다닥 진을 치고 있는 노숙자 텐트의 광경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내뱉는 탄식이다.
최근 LA가 전국에서 가장 더러운 도시 4위에 올랐다. 대기질 개선을 위한 웹사이트 ‘하우스 프레시’가 지난 1년 동안 미 전국 총 1,230만 건의 위생관련 민원을 분석해 순위를 매긴 결과다. 그런데 LA시는 2022년에는 ‘가장 더러운 도시’ 리스트에서 3위였고(주거환경 스타트업체 론스타터 집계), 2021년 ‘지저분한 도시’ 목록에서는 2위였으니(해충방역업체 오킨Orkin 집계), 그나마 나아졌다고 자위해야 하는 걸까?
‘아메리칸 드림’의 현주소, ‘천사의 도시’ 로스앤젤레스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느냐는 한숨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떼강도 사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차량절도와 빈집털이, 타운 인근의 맥아더팍은 노숙자들과 마약 밀매들의 온상이 되어버렸고, 심지어 보름 전에는 버몬트 길 한인업소 밀집 상가에서 무장 남성과 경찰이 5시간 동안 대치하는 공포의 상황까지 벌어져 한인타운 주민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LA에서 떼강도와 빈집털이는 올 들어 하루 1건 꼴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LAPD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주택과 업소, 창고를 통틀어 7,993건의 빈집털이가 발생했는데 이는 2년 전보다 13.2% 증가한 숫자다.
이런 상황에서 LAPD 경찰국은 인력 부족으로 치안 담당에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고, LA카운티 검찰은 보석금을 없앤 ‘제로 베일’ 정책으로 절도범들을 그대로 풀어주는 한편, 950달러 미만의 좀도둑은 경범으로 분류함으로써 범죄발생이 급증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LA 시의회는 각종 부패 스캔들로 얼룩져 제 기능을 못하고 있으니 LA를 떠나는 인구가 갈수록 늘어나는 것이 결코 놀랍지 않다.
천사의 도시가 악마의 도시로 변해가고 있다. 시 정부와 카운티 정부, 경찰과 검찰이 힘과 뜻을 모아 선샤인 도시의 명성을 되살려주기를 간절히 호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