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보험료 평균 20% 올랐다

2023-08-31 (목)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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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플레이션·LA 산불 등 인상 요인…워싱턴 지역도 우박 등 반영

주택보험료 평균 20% 올랐다

지난 6월 버지니아 센터빌 지역에 내린 우박으로 일부 집들이 지붕에 피해를 입었다.

워싱턴 지역 주택보험료가 지난해 동기에 비해 평균 20% 정도 인상됐다. 물가가 오른 데다 최근 산불, 우박 등 자연재해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성웅 보험의 정성웅 대표는 30일 “워싱턴 지역 주택보험료가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30% 정도 인상됐다”면서 “보험료는 회사들이 항상 주정부에 허가를 받고 올리고 있는데 올리고 나면 또 물가가 올라가고 있어 보험회사들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옴니화재의 강고은 대표는 “산불 등 자연재해가 유난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다가 인플레이션도 있어 미 전국적으로 보험료가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난 1년동안 신규주택의 건축자재 가격은 18.8% 상승됐고 노동력 부족으로 인건비로 올라가면서 주택보험료가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보험료를 비교하고 공제액을 높이는 방법 등으로 주택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보험의 김종준 대표는 “기후변화로 버지니아에서는 우박도 내리면서 보험사들이 주택보험료를 올렸다”면서 “지난해만해도 70만달러 단독주택의 경우, 1년 주택보험료가 1,200달러 남짓했는데 지금은 1,500달러가 훌쩍 넘어 서는 등 갱신 기준으로 20% 정도 보험료가 인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3월17일 두 달 사이에 전국적으로 주택보험료가 2.8% 인상됐지만 그 이후 보험료가 엄청나게 올랐다. 버지니아의 경우에는 3.6%, 메릴랜드의 경우에는 1.1% 인상됐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스테이트팜과 올스테이트는 캘리포니아에서 주택보험 신규 가입을 중단하고, 파머스도 제한적으로 영업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날이 보험료가 급등하는 까닭은 각종 자연재해 발생으로 보험사들의 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캘리포니아에서 철수를 공식 선언한 올스테이트의 경우 2분기 손실액은 25억 달러에 달했다.

보험료 급등은 저소득층 주택 소유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보험정보기구(Insurance Information Institute)에 따르면 집을 갖고 있는 미국인의 13%가 주택보험 없이 버티고 있으며, 무보험자의 절반가량은 연소득이 4만 달러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예전에는 정해진 유예기간(grace period) 동안에 밀린 보험료를 납부할 경우 다시 보험효력이 재개됐지만 요즘에는 보험료 미납과 동시에 강제로 보험을 중단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주택보험이 강제 해지된 소유주가 다른 곳으로 옮기려 해도 많은 보험사들이 신규 가입을 중단했거나 제한하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험 전문가들은 중병에 걸릴 경우 건강보험이 없는 사람들이 큰 낭패를 보듯 자연재해로 집이 손실되면 주택보험이 없는 소유주들이 엄청난 재정적 피해를 입게 된다고 경고한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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