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일 교수
최근의 팬데믹은 우리 삶 전반을 바꾸어 놓았다. 특히 교회는 그 피해가 커서 회복이 가능할 지 모를 정도 인 것 같다. 어느 매체에 의하면 팬데믹 이전, 미국 교회 주일예배 출석인원이 250명 이상이면 대형교회라고 했는데 지금은 100여명 만 넘으면 그 기준에 들어간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교회들조차 많지 않고 정작 50-70여명정도가 모이면 잘 되는 편이고, 20-30명 이하로 명맥을 유지하는 교회가 대부분인 것 같다. 한국은 잘 모르지만, 아마 미국내 한인교회들 경우도 비슷할 것으로 추측해 본다.
그러면대책이 무엇인가? 과연 교회가 이 위기를회복하고 성장을 향한 새로운 방향전환을 할 수 있을까?쉽지 않아 보인다.그러나,목사로서 또 신학교 교수로서 교회의 장래를 염려하며 아래의 몇 가지 생각을 나눈다.
첫째는 교회 공동체의 회복이다. 교회는 좋은 시설에 다양한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가장 절실한 것은 교인들 간의 끈끈한 유대감과가족같은 공동체이다.사람들은 늘 바쁘지만 외롭다.교회는 그들에게 가족이 되는 곳이다.팬데믹 기간 중 집에갇혀줌을 통해서만 예배 드리다가,컴퓨터나 전화기 화면이 아닌, 실제 얼굴을 마주하며 음식을 나누며 나눈 교제의 시간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 지를 우리는 기억한다.이런 공동체는 우리를 한 식구로 묶어 주며 함께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헌신하게 해 준다.그러기에 교회 식구들은 어쩌면 멀리 떨어져 사는 내 혈육보다도 더 가깝고 소중한 내 형제요 자매가 된다.그러니,혹 교회가 어려움이 있고,무슨 이유인지 멤버들 간에 소통에 어려움이 있으면이 공동체성 회복은 우선적 과제이며 바로 그것이교회회복과 성장의 바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둘째는 교회운영의 투명성이다.교회는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따르는 곳이다.그러나 실제 운영은 사람들의 입과 손발을 통해 이뤄지기에, 각종 의사결정은 각기 속한 공동체가 정한 룰을 통해 민주적으로 이뤄져야 하고,집행 역시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많은 교회에서 교인들이 이 문제로 상처를 받고불만을 갖거나 심지어는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있음을 볼 때,오늘의 상황에서는 교회운영의 투명성은 바로 교회 존립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셋째는 자기 비움과 섬김의노력이다.교회의 기초는 자기를 비우시고 인간의 모습으로 오셔서 가난한 자,병든자,소외된 자,약한 자들의 친구가 되시고 결국은 인류구원과 하나님의 의와 정의를 위해 자기 몸을십자가의 제물로 드리신 예수님이다.그 분의 그 겸손과 십자가적 삶은 바로 교회가 이 땅에 존재하는 형태이고 교회 구성원들의 삶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요즘 교회들이사람도 많지 않고 재원도 넉넉치 않으니 그저 현재 자리를 유지하는 것조차 힘이 드는 게 현실이지만,규모가 작다고 해도 자기 비움과 섬김의 자세가 교회의 중심에 있고,적게 라도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보여진다면그 교회는 살아있는 교회이며,교회 구성원에게는 자긍심을 그리고밖의 사람들에게는 희망의 장소로 자리매김을 하게 될 것이다.
넷째는 개방성과 포용성이다.신학자 위르겐몰트만은교회 삶의 원리를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아닌,나와 다른 이들에 대한 사랑에 대한 개방성에서 찾는다.팬데믹이 건강상 안전을 이유로 밖의 세상으로부터 우리를 내 가족, 내 집, 내 교회만의 울타리로 가두어, 교회도 ‘내 식구’혹은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만의 모임이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면,이제 우리는 이 울타리를 넘어 나와 다른 이들,나와 믿는 방식이 다른 하나님 백성들,심지어는 나와 문화와 피부 색깔이 다른 이들에게 까지도 사랑과 넓은 포용심으로 문을 열고 그들과 함께 손을 잡고 이웃과 커뮤니티를 위해 일하는 것이 교회를교회답게 하고 교회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는 일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