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총에 맞아 목숨을 잃은 어린이, 청소년의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NBC 방송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를 인용해 2021년 미국에서 어린이 4천752명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총기사건은 교통사고와 약물 남용, 암을 제치고 전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아동·청소년의 사망 원인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번 규모는 총에 맞아 사망한 아동·청소년이 4천300명이 넘었던 전년보다 9%나 늘어난 것이다.
2021년 총에 맞아 사망한 아동·청소년은 2018년과 비교하면 무려 42%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급증 원인이 코로나19 방역규제로 집안에서만 지낸 데 있다고 분석하고 이듬해 감소를 예상했다.
그러나 이 예상을 깨고 총에 맞아 숨진 아동·청소년 수는 오히려 더 늘어났다.
2021년 총에 맞아 사망한 사람 중 80% 이상이 19세 이하 남성이었고, 15∼19세 사이의 청소년이 총기 관련 사망 사건의 82.6%를 차지했다.
2021년에 총기로 인한 아동·청소년 사망의 원인 중 64.3%는 살인이었고 29.9%는 자살이었다. 나머지 3.5%는 의도하지 않은 부상이었다.
총기 사건이라 해도 그 내용에서는 백인과 흑인 어린이 사이에 차이를 보였다.
총기 관련 살인 사건 중 흑인 아동·청소년이 차지하는 비율은 67.3%였고 이 비율은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총기 관련 자살 사건의 경우 백인 아동·청소년이 차지하는 비율이 78.4%였다.
뉴욕 노스웰헬스 병원의 체던 사티야 소아외과 의사는 "이는 미국의 주요 공중 보건 위기 중 하나"라며 "구조적 불평등과 인종 차별, 보건의 사회적 결정 요인, 식량 불안정성 등이 총기를 포함한 모든 폭력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올해도 미국에서 아동·청소년이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캘리포니아주에서는 3세 아이가 실수로 1세인 동생을 총으로 쏴 사망하게 하는 일이 있었고 지난 3월에도 인디애나주에서 생후 16개월 아기가 다섯살짜리 가족이 쏜 총에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