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감사와 추모, 꽃, 웃음, 노병, 함성…평화 다짐

2023-07-31 (월)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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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와 추모, 꽃, 웃음, 노병, 함성…평화 다짐

어린 학생들이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됐다.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이 3년 만에 끝나는 듯 했으나 전쟁도 아닌, 평화도 아닌 상태로 70년이 됐다. 워싱턴 DC 내셔널 몰에 자리한 한국전참전용사기념공원에서 지난 27일, 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7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행사에 참석하는 노병들의 숫자도 눈에 띄게 줄었다. 20대의 참전용사가 어느덧 90대가 돼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 목숨을 바쳐 수호한 자유 민주주의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전용사는 “많은 사람들이 전쟁이 끝난 줄 알고 있다. 그러나 70년이 되도록 계속되고 있는 휴전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 전쟁을 직접 경험한 노병의 간절한 부탁”이라고 당부했다.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아 연방의회에서도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미주한인위원회(CKA), 한미경제연구소(KEI), 리멤버727 등이 공동으로 마련한 특별 리셉션이 열렸다. 민주당 앤디 김, 메릴린 스트릭랜드, 공화당 영 김, 미셸 박 스틸 의원도 함께 했으며 한국대사관 조현동 대사는 참전용사와 유가족들에게 평화의 사도 메달을 수여했다. 이어 7월 27일을 기념하며 오후 7시 27분 촛불을 밝혔다.


한편 연방하원 브래드 셔먼 의원이 재발의한 ‘한반도 평화법안’(HR-1369)이 한인들 사이에서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평화법안을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린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가짜평화’라고 비난하며 규탄했다. 원코리아네트워크, 한미동맹재단, AKUS DC, 한미자유연맹, CPAC KOREA, 월남참전자회 등이 의회 도서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전개했다.
이들은 “미사일 도발, 북핵 위협이 여전한 상황에서 종전선언은 북한의 독재정권에 무임승차권을 주는 달콤하고 유혹적인 가짜 평화”라고 비판했으며 “북한이 평화협정을 빌미로 주한미군철수와 유엔군사령부 해체를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러한 우려를 의식한 듯 브래드 셔먼 의원은 “유럽을 비롯해 해외 여러 나라에 여전히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것처럼 미군 주둔을 위해 전쟁상태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한반도 평화법안은 미국의 외교정책을 바꾸기 위한 노력의 일환일 뿐”이라고 강조하며 “전쟁 상태의 지속은 불필요한 긴장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이한 오늘, 한반도 분단은 갈등과 반목을 야기하며 또 다른 분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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