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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가주 한인불교, 조용한 가운데 경건한 백중기도

2023-07-27 (목)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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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가주 한인불교, 조용한 가운데 경건한 백중기도

지연스님 기도정진

불가에서 기도는 필수다, 출가자에게든 재가자에게든. 그러므로 불가에서 어떤날 맞이 기도를 한다고 동네방네 따로 고하는 건 자칫 그날 아니면 안하나 혹은 안해도 되나 하는 뜬생각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럼에도 특정일 맞춤형 기도를 알리고 권장하는 건 기도의 참뜻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다잡고 기도의 일상화를 더욱 철저히 하자는의미일 것이다.

흔히 백중으로 불리는 불가의 한여름 큰명절 우란분절(음력 7월15일) 맞이 특별기도 역시 마찬가지다. 불기 2567년 올해 우란분절은 양력으로 8월10일이다. 또 이날은 전국 선원에서 외부출입을 삼간 채 오직 화두와 씨름하는 여름안거가 끝나는 날이기도 하다.

불교적 우란분절과 민간풍속적 백중은 언뜻 같은 듯 약간 다르다. 우란분절은 안거수행을 마친 청정한 스님들에게 정성어린 공양을 올리고 그 공덕으로 인연있는 영가들을 지옥고에서 건지고자 하는 재(齋)다.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 10대 제자 중 한명인 목건련이 지옥에서 고통받는 어머님을 구제하는 길을 묻자 부처님이 내려준 처방에 따라 이런 풍습이 생겼다고 한다. 그런데 민간풍속에서는 이 즈음에 무르익는 갖가지 과일과 채소가 풍성해 백가지 곡식과 씨앗을 갖추어 조상들에게 감사하고 극락왕생을 비는 제(祭 제사) 지내는 날로 자리잡았다.

새크라멘토 영화사(주지 동진 스님)로부터 카멜 삼보사(주지 대만 스님)에 이르기까지 북가주 한인사회 부처님도량 8곳에서는 예년처럼 조용한 가운데 경건한 ‘백중기도’가 한창이다. 사찰 사정에 따라 1주기도 21일기도 49일기도로 나눠 각자 따로 또는 스님과 신도들이 함께 어울려 기도를 올리고 있다. 특히 산호세 정원사 지연 스님은 정원사 주지 부임 10년차였던 2002년 4월에 주마가편(이미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함) 성격으로 시작한 30년 결사 기도가 이번 백중기도중 7,400고지를 넘어섰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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