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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9주년***고국 느낄 수 있는 정겨운 마켓

2023-07-24 (월)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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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포마켓 스티브 김 대표 인터뷰

▶ 중가주 농장서 한국채소 직접 재배 , 한국 여러지역 농수산물 협업 판매도

“올해로 29주년***고국 느낄 수 있는 정겨운 마켓

교포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스티브 김 대표, 야채, 과일 코너에 싱싱한 제품이 가득하다

베이지역에서 오랜 기간 한인 동포사회와 함께하며 신선한 식자재와 먹거리를 제공해 온 교포마켓이 올해로 29년을 맞이했다.

1994년도에 처음 문을 연 교포마켓은 특히 중가주 '김스 농장'(Kim's Farm Inc.)에서 직접 재배한 다양하고 신선한 한국 채소들을 저렴하게 판매하며 고국의 입맛을 그리워하는 한인 동포들에게 지난 30여 년간 위안과 정겨움을 안겨줬다. 스티브 김 교포마켓 대표(55)는 "26살에 누나와 함께 시작한 마켓이 벌써 30여 년이 되었다"며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스티브 김 대표는 "마켓을 오픈 할 당시 20대 중반에 한국말도 서툴렀다"며 "힘들었지만 그래서 재밌는 일들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하루는 한 손님이 나에게 찾아와 물엿을 찾았는데 한국어가 서툴고 식품군도 잘 몰라 엿을 찾는 줄 알고 과자 섹션으로 안내하는 황당한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그때만 해도 바코드 시스템이 현재처럼 컴퓨터 자동화되지 않았다"며 "밤 9시 마켓 문을 닫고 나서부터는 자정까지 바퀴 달린 카트에 컴퓨터를 올리고 매장 내 모든 섹션을 돌아다니며 수 주에 걸쳐 1만가지가 넘는 제품들의 가격을 수동으로 입력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1975년 당시 8살이던 스티브 김 대표와 그의 가족은 도미해 앨라바마와 버지니아주를 거쳐 한국에서부터 알던 아버지 친구의 권유로 중가주 모데스토 인근 이후 털락(Tulock)에 정착한다. 당시 영어를 잘하지 못했던 스티브 김 대표 아버지는 비옥한 땅을 이용해 1980년도에 한국 야채 농장을 시작했고, 이는 교포 마켓을 열게 되는 중요한 시작점이 된다.

김 대표는 "처음엔 깻잎, 고추 등 가족이 먹으려고 작게 채소를 재배하기 시작했다"며 "농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나서는 도매 거래가 꾸준하지 않아 차라리 마켓을 직접 열어 채소를 저렴하게 판매하자는 생각으로 교포마켓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와 누나가 마켓을 열어 운영하는 동안 아버지와 형, 동생은 중가주 농장에서 채소 재배를 도맡았다. 그 덕에 교포 마켓을 찾는 한인들은 이곳, 타지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열무, 풋배추, 총각무, 동치미 무, 대파 등 신선한 한국 채소들을 저렴한 가격에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옛날 한국 시장터와 같이 채소도 미리 포장된 것을 가져가는 게 아니라 직접 골라 담을 수 있도록 했었다"며 "매출이 크게 오르락내리락하지 않고 꾸준히 유지되는 이유 중 하나도 이같은 친근함과 경쟁력 있는 가격의 신선한 야채가 주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29주년***고국 느낄 수 있는 정겨운 마켓

매장 내 생선부


이렇듯 오랜 기간 꾸준히 찾아주는 고객들 덕분에 교포 마켓은 처음 오픈 한 산타클라라 엘카미노 지점에서 면적을 확장해 약 3만스퀘어피트 크기의 현재 지점이 위치한 홈스테드 로드로 2008년 이전했다. 널찍한 주차장을 끼고 있어 고객들이 방문하기도 훨씬 수월해졌다. 교포 마켓 내 푸드코트에 위치한 짜장면, 짬뽕 등 중화요리는 맛이 좋고 양이 푸짐하기로 소문나 음식을 먹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으며, 바로 앞 섹션에서 판매하는 돼지 족발 역시 맛있기로 유명하다.
“올해로 29주년***고국 느낄 수 있는 정겨운 마켓

마켓 한 쪽에는 맛과 푸짐한 양으로 소문난 중화요리와 돼지족발 등 각종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코너가 있으며, 앉아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스티브 김 대표는 "손님들이 기분 좋게 매장을 나갈 때, 또 직원들의 서비스를 칭찬하는 말을 들을 때 가장 기분이 좋다"며 "마켓은 혼자 운영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직원들이 뒤에서 노고 해주었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은 주인이 아닌 직원들을 보고 온다. 직원들이 행복해야 친절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고객 재방문으로 이어진다"며 "인종과 직급에 상관없이 모든 직원을 생각하고 존중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 덕에 전체 직원 수 50~60여 명 중 10년에서 길게는 20여 년을 함께한 직원들도 있으며, 특히 지난 10여 년간 마켓을 위해 노고를 해 준 최연규 매니저에게는 특별히 더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큰 사건·사고 없이 무탈하게 지낼 수 있던 것도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준 덕이라고 말했다.

교포마켓은 한국 각 지역의 농수산물 협업 판매도 자주 한다. 한인 동포들이 고국의 맛을 잊지 않고 느낄 수 있도록 1년에 1~2번씩 제주도, 전라도 등 여러 지역의 특산물을 들여와 시식을 진행하며 특별 판매 행사를 진행한다.

지금도 한국 채소는 형이 운영하는 베이커스필드 농장에서 들여오고 있으며, 일반 야채와 과일 등은 LA, 샌프란시스코, 그 외에 로컬 도매 상품을 일일이 비교해 질과 가격을 따져 엄선해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고 스티브 김 대표는 말했다.

김 대표는 "베이지역에 그간 여러 한인 마켓이 많이 생겼음에도 교포 마켓을 이용해 주는 고객분들에게 깊이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한인 동포사회와 오래 함께하는 교포마켓이 될 것을 다짐했다.

▲교포마켓 주소: 3521 Homestead Rd, Santa Clara, CA 95051 ▲영업시간: 주 7일 오전 8시~오후 8시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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