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적색 동네’ 대기오염이 더 심하다...UW 연구보고서 확인ⵈ유색인종, 저소득층 주민들 건강위험 노출

2023-07-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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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한 세기 전 인종차별적 개념으로 구획된 시애틀의 소위 ‘적색지역(redlined)' 주민들이 오늘날에도 타 지역 주민들보다 대기오염에 더 많이 시달리고 있음이 워싱턴대학(UW)이 발표한 최신 연구보고서에서 재확인됐다.

적색지역은 1930년대 ‘주택소유자 대출공사’(HOLC)가 모기지 융자상환의 안전등급을 지역별로 A(최선), B(차선), C(반드시 거부), D(위험) 등 4 등급으로 구분하고 최하위인 D지역 동네들을 지도에 빨간색으로 표현한 데서 비롯됐다.

적색 동네들은 대개 산업시설이 많고 간선도로가 관통하거나 주변에 공원 등 녹지가 부족한 지역이며 주로 유색인종과 저소득층 주민들이 밀집해 있다. HOLC 등급은 1960년대 공식 폐지됐지만 오늘날에도 그 폐해가 남아 있다.


UW 보고서는 2010년 연방정부 센서스의 지역별, 인종별 데이터, 미국 커뮤니티 서베이(ACS)의 2006~2010년 중간 가구소득 데이터 및 HOLC의 적색구역 데이터 등을 연계해 조사한 결과 연간 가구소득이 2만달러 미만의 흑인밀집 적색동네에서 매연,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극 미세먼지 등 4가지 대기오염물질이 가장 많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머리카락보다도 700배나 작아 인체의 면역조직을 통과해 각종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극 미세먼지의 집중도는 이들 적색 동네가 평균보다 40%나 높은 반면 가구소득이 11만달러 이상인 동네에선 평균보다 1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종별로는 흑인이 이들 4개 대기오염물질에 가장 많이 노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카야 브램블은 2019~2020년 공기오염 센서가 장착된 차를 타고 시애틀 일원의 동네들을 운전하고 다니며 4가지 대기오염물질을 측정했다고 말했다. 산업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브램블은 당시 3학년생이었으며 이 연구를 위해 국립 환경보건연구원으로부터 그랜트를 받았었다. 그녀는 타코마의 흑인동네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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