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 한인 총격 피살...권이나씨 대낮 길거리서…태아 숨지고 남편도 총상

2023-06-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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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씨부부 일식당 운영…유가족돕기 모금운동 펼쳐져

시애틀 한인 총격 피살...권이나씨 대낮 길거리서…태아 숨지고 남편도 총상

총격 사건으로 희생된 권씨 가족사진, 왼쪽이 숨진 권이나씨, 오른쪽이 권성현씨, 아래가 아들 서진군.

시애틀 다운타운에서 일식집을 하는 젊은 한인부부가 길거리에서 총격을 받아 부인과 뱃속에 있는 태아가 숨졌다.

사람들이 붐비는 시애틀 다운타운에서 용의자가 대낮에 대로에서 일면식도 없는 한인 부부를 상대로 무차별 난사를 벌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한인사회가 충격에 빠지는 한편 시애틀 치안 문제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참변은 지난 13일 오전 11시15분께 시애틀 다운타운 4가와 레노라 스트릿에 있는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코델 구스비(30)로 밝혀진 용의자는 반자동 권총을 들고 이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기 위해 서있던 하얀색 테슬라 차량으로 성큼 다가가 난사를 했다.

난사로 인해 운전석에 있었던 한인 권이나(34)씨와 옆 자리에 있던 남편 권성현(37)씨가 총격을 받았다.

이들 부부는 사고지점에서 0.5마일 정도 떨어진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인근 벨타운에서 ‘아부리야’(Aburiya)라는 일식집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당시 식당으로 출근을 하는 길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권이나씨는 둘째 아이를 임신중이었으며 임신 32주인 8개월째였다.

부인 권씨는 머리에 한 발 등 모두 4발의 총을 맞았고, 남편 권씨는 팔에 한 발의 총을 맞았다. 용의자는 모두 6발을 난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구조대는 이들을 인근 하버뷰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지만 부인 권씨는 끝내 숨졌다.

의료진은 태아를 살리기 위해 아이를 뱃속에서 빼내는 수술을 했지만 아이가 잠시 숨을 쉬었다 결국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총상을 입은 남편 권씨도 병원에서 탄환 제거수술 등을 한 뒤 다음 날인 14일 오전 퇴원했지만 여전히 팔뚝에 일부 파편은 남아있는 상태이다.


현재까지 조사결과 용의자 코델 구스 비는 권씨 부부와 일면식도 없던 사이였던 것으로 파악돼 이번 총격이 조준사건이 아닌 무차별 난사였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용의자는 사건 발생후 주변에 머물고 있다 경찰을 본 후 “내가 했다, 내가 했다”며 소리쳤다.

경찰은 용의자를 체포하고 소지하고 있던 반자동 권총을 회수했다. 회수된 총은 레이크우드 경찰서에 도난 신고된 총으로 알려졌다.

이 용의자는 현재 워싱턴주에 주소를 두고 있지만 과거 일리노이주에서 전과 기록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차량 안에 총이 있는 것을 보고 총을 쐈다”고 주장했지만, 목격자들이 찍은 동영상과 일치하지 않아 거짓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왜 이처럼 어처구니 없는 총격사건을 벌였는지 조사가 진행중이다.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참변으로 희생된 권씨 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도 펼쳐지고 있다.

지인들에 따르면 한인 1.5세 커플인 권씨 부부는 현재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인근에‘아부리야’(Aburiya)라는 일식집을 운영하고 있다.

5년 전인 2018년 어렵사리 이 일식집을 개업한 이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밤낮없이 열심히 일을 했지만 코로나팬데믹이 터지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 사이 첫째 아들 서진(2)이도 얻어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현재 뱃속에 둘째인 딸을 임신하고 있었던 권씨 부부는 일식집도 다시 정상을 찾아가고 있어 미래 행복을 가꿔가고 있다 일순간에 꿈이 산산조각나는 변을 당했다.

권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그의 한인 친구들이 14일 온라인 모금사이트인 고펀드미에 계좌(https://gofund.me/6954e160)를 오픈했다.

장례식 및 유가족 회복을 위해 10만 달러를 목표로 개설된 계좌에는 현재 한인들 위주로 7,000여달러가 모금된 상태다.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회장 박용국)도 한인 소상공인인 권씨를 돕기 위해 1,000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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