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샬럿 대대적 불체자 단속에 한인사회 긴장

2025-11-19 (수) 04: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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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마트서 최근 3명 체포된 뒤 일부 한인들 야외활동 ‘조심’

▶ 한인회장 “한인마트가 표적은 아닌 듯”…총영사관 “신분증 상시 지참해야”

샬럿 대대적 불체자 단속에 한인사회 긴장

뉴욕시에서 불법 체류자를 체포하는 연방정부 요원. 기사내용과 무관 [로이터]

노스캐롤라이나주 최대 도시 샬럿에서 대대적인 불법이민자 단속이 벌어진 가운데 현지 한인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지난 9월 대규모 한국인 근로자 체포·구금 사태가 발생한 조지아주와 인접한 주다.

19일 현지 한인사회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모 한인마트는 전날부터 오는 21일까지 샬럿과 파인빌 지점 폐점 시간을 기존 오후 9시에서 오후 7시로 당기기로 했다.


파인빌 지점은 관세국경보호청(CBP)이 15∼16일 현지에서 총 130명을 체포하는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하는 과정에서 지난 15일 낮 3명이 체포된 곳이다.

남사라 샬럿 한인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민 당국의 당초 목표는 남미계 노동자들이 많이 모이는 잡화점이었으며, 남미계 1명이 단속요원을 피해 인근 한인 마트로 도주하면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인 마트와 사업장은 아직 이민 당국의 표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이 지역 최대 규모 한인마트에서 한인들 눈앞에서 벌어진 일이라 충격이 컸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정부 인구조사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 한인 인구는 약 3만5천여명, 샬럿의 한인 인구는 7천여명으로 각각 추산된다.

샬럿 한인회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현지 한인들에게 신분증을 항상 소지하고, 단속 시에는 영장을 확인하고 묵비권을 행사하며, 변호사에게 연락해 조언을 받을 것을 당부했다.

남 회장은 "단속이 벌어진 15일 샬럿 한인사회는 '코리안 푸드 페스티벌'을 성황리에 안전하게 개최했으며, 한인들의 피해도 아직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근 조지아주 한국인 구금사태 두 달 만에 샬럿에서 비슷한 이민 단속이 벌어지니 한인들이 조심하고 있다"며 "이곳 한인들은 당분간 외출을 자제하거나 재택근무를 하는 등 침착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남 회장은 밝혔다.

그러나 이민 당국이 이번 주말에도 노스캐롤라이나 전역에서 추가 단속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현지 한인들의 긴장감은 커지고 있다.


합법적 체류자격을 소지하고 있을 경우 걱정할 것이 없지 않겠나 싶지만 조지아 한국 기업 건설 현장 단속 때 B1 등 비자를 소지하고 있었던 근로자들까지 다수 체포돼 구금됐던 일이 있었던 터라 한인들 사이에 대외 활동을 조심스러워하는 기류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노스캐롤라이나 현지 언론 'K보이스'의 김선엽 대표는 "한인들 사이에 다음 단속 대상은 랄리라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이 지역에는 유학생 등 단기 비자 소지 한국인들이 많기 때문에 특히 조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할공관인 애틀랜타 주재 한국 총영사관은 19일 안전 공지를 통해 한인들에게 여권, 비자, 영주권 카드 등 신분증명서를 반드시 지참하고, 특이 상황 발생 시 총영사관 긴급전화로 연락할 것을 당부했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아직 노스캐롤라이나주 한인 단속 사례는 없다"며 "샬럿에 이어 랄리, 그린즈버러, 애쉬빌 등 주내 각 지역 한인회와 연락망을 구축하고 안전 정보를 공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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