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범죄자 1,000여명 기각하겠다”...시애틀검찰국 조치로 커뮤니티 법원 시스템 2년만에 소멸

2023-06-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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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중인 케이스는 시립법원 통해 기소

“경범죄자 1,000여명 기각하겠다”...시애틀검찰국 조치로 커뮤니티 법원 시스템 2년만에 소멸
시애틀검찰국이 최근 신설된 시애틀 커뮤니티법원(SCC) 시스템에서 발을 빼고 앤 데이비슨 검사장의 취임일인 2022년 1월1일 이전에 기소된 경범 케이스 1,000여건을 기각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국의 나탈리 월턴-앤더슨 형사부장은 앞으로 새로운 경범 케이스는 더 이상 SCC로 이첩되지 않으며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케이스들은 3개월 내에 해결될 전망이 없을 경우 시애틀 시립법원(SMC)을 통해 기소될 것이라는 내용의 공한을 SMC와 킹 카운티 관선변호국에 보냈다.

SCC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절도, 주거침입, 재산손괴 등 경범죄자들의 구치소 수감이 제한되자 차라리 이들을 훈방하고 사회봉사 프로그램을 통해 순화시킨 뒤 입건 후 60일 내에 사건을 마무리한다는 취지하에 2020년 8월 시검찰국과 SMC와 관선변호국이 합의해 창설했었다.


당시 시애틀 검사장이었던 3선 관록의 피트 홈스는 2021년 선거에서 무명 도전자인 앤 데이비슨에 예상을 뒤엎고 패배했다. 홈스는 12년 재임기간에 경범죄자들의 수감 대신 순화를 표방하는 ‘소프트 터치’ 방식의 SCC 창립을 끈질기게 추진했다가 3번째 시도에서 성공했다.

월턴-앤더슨 형사부장은 경범죄 피고인 대부분이 SCC의 절차를 따르지 않았고, 60일 내에 케이스가 종결되지도 않았으며, 커뮤니티 봉사의 최소 의무기한인 6시간조차도 때우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었다며 SCC가 운영된 2년 반 동안 시애틀 관내의 경범죄는 오히려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SCC 자료에 따르면 경범죄로 입건된 후 커뮤니티 봉사형을 제대로 이행한 사람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0명에 불과했다. SCC를 주재해온 대먼 샤디드 판사는 팬데믹 기간 중 경범죄 피고인들을 커뮤니티 봉사 현장으로 수송해줬던 밴과 운전자가 예산삭감으로 발이 묶이게 돼 대안을 강구하던 중 시검찰국이 SCC 소멸 결정을 내려 안타깝다고 말했다.

샤디드 판사는 경범죄로 체포된 사람들 중 80~90%가 SCC에 출두해 인정신문을 받았고 이들 중 70%가 커뮤니티 봉사형을 ‘졸업’했으며 그 중 약 80%가 다시 범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히고 “이처럼 탁월한 비율은 소프트 터치 프로그램이 성공적이었음을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월턴-앤더슨 형사부장은 시검찰국이 앞으로는 커뮤니티 봉사형을 제대로 이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범죄자들을 기소하기 전에 미리 구별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이들에게 적절한 사회봉사 프로그램을 제공할 4개 비영리기관들과 이미 지난 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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