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전직 대통령 첫 연방기소...‘기밀문서 유출’ 혐의로…스파이방지법 위반 등 7개 혐의

2023-06-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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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의혹 사건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졌다고 미국 주요 언론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으로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형사 기소된 데 이어, 또 다른 사건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미 전·현직 대통령이 주 법원이 아닌 연방 법원에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법무부가 기밀문서 유출 의혹 관련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고 8일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부패한 바이든 행정부가 내 변호인들에게 내가 기소됐다고 알렸다"고 썼다.

이번 기소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법원에서 이뤄졌다. 플로리다주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 자택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3일 오후 3시 마이애미 연방 법원에 출두하라는 소환장을 받았다고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직접 밝혔다.

그는 퇴임 후 대량의 백악관 기밀문건을 사유지인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으로 옮겼으며, 문건을 회수하려는 연방 당국을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NYT와 CNN 등 현지 언론은 그런 그에게 7개 범죄혐의가 적용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사인 짐 트러스티는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해 스파이방지법 위반과 사법방해, 기록 인멸ㆍ위조, 공모, 허위 진술 등 혐의로 기소됐다고 말했다.

트러스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미국 법무부로부터 이들 혐의가 적힌 소환장을 이메일로 받았으며 기소장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CNN은 미 법무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와 관련해 철저한 보안을 유지했다면서 그런 까닭에 미국 비밀경호국과 연방보안관실도 사전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들 기관과 법무부는 다음 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에 대비해 인력을 마이애미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앞서 미 법무부가 임명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2021년 1월 6일 연방 의회 난입 사태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압수한 기밀 문건에 대한 수사를 벌여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기밀문서 유출 사건은 앞서 1ㆍ6 의사당 난입 사태를 조사한 미 하원 특별위원회가 지난해 조사 과정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록물 일부가 훼손되고, 일부는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자택으로 반출된 사실을 확인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대배심은 지난해 5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밖으로 가져나간 모든 기밀문서를 반환하라는 내용의 소환장을 발부했고, 두 달 뒤 연방수사국(FBI)이 마러라고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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