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타요양병원 개원 등 줄잇는 한국불교 낭보
2023-06-08 (목)
정태수 기자
불기 2567년 올해가 반환점을 향한다. 축소 내지 취소 행사가 많았던 코로나늪에서 갓 헤어난 탓인지 반년도 안된 올해 쏟아진 한국불교발 뉴스뭉치가 예년의 1,2년치 못지 않은 것 같다. 단신도 제목도 소개하지 못한 채 흘려보낸 낭보들만 해도 몇아름이다. 그러나 우리지역 사찰들과 스님들의 입지는 여전히 힘든 것 같다. 멀지 않아 좋아지리란 희망도 또렷이 잡히지 않는다. 이모저모를 성찰적으로 짚어보는 ‘지금 여기에서 다시 불제자로’ 시리즈를 4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코로나 3년 가위눌림에서 벗어난다는 기대 속에 서기 2023년 올해의 새출발은 눈물 속에 핀 꽃처럼 희망적이었다. 그러나 뜻있는 지구촌 K불자들에게 불기 2567년 올해의 K불교 새출발은 미미했다. 차라리 참담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대한민국 대표사찰 ‘해인사에서 생긴 일’로 K불교 새해는 희망의 새마음 새출발 대신 한달 이상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렸다.
해인사 사태가 용서안될 범계 면면을 드러낸 채 진정국면으로 접어들면서 K불교 새해는 비로소 본격 시동을 걸었다. 그걸 상징하는 큰 이벤트 중 하나는 상월결사 인도성지 도보순례. 결사회주 자승 스님을 비롯한 108 사부대중이 43일간 1,167km를 걷는 이 순례는, 보여주기 걷기쇼라는 극히 일부 험담에도 불구하고, 침체일로 한국불교에 새희망의 씨를 뿌린 상서로운 발품이란 상찬이 훨씬 우세한 듯하다. 특히 순례단이 입재식에서 전도선언을 중점과제로 제시한 것 또한 한국불교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동시에 짚었다는 평가를 받는 것 같다. 상월결사에 며칠 앞서 1250 정토행자들이 장장 30년의 제1차 만일결사 회향 ~ 다시 30년간의 제2차 만일결사(3월 입재) 사이 틈새방학을 이용해 인도성지를 순례한 것도 약동하는 K불교의 숨결과 맥박을 느끼게 해준 장면들이었다.
경주 월암곡의 신라대 마애불이 조선 중기에 엎어졌으나 불과 5cm 차이로 바닥에 곤두박칠치지 않은 채 발견된 뒤 총무원은 수개월간 조사를 거쳐 ‘열암곡 마애불 바로모시기’를 종책사업으로 선정,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전반기 으뜸소식 중 하나는 5월 초 아미타불교요양병원 개원일 것이다. 경기도 안산에 터잡은 아미타병원은 조계종의 숙원사업으로 장차 은퇴스님들과 투병스님들을 위한 요양전문병원 구실을 하게 된다. 총무원장 재임시절 스님복지 차원에서 이를 추진했던 자승 스님은 “우리종단 숙원을 성취한 뜻깊은 결실”이라고 자축했고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명실상부한 전문 요양병원으로 발전을 다짐했으며 300억원 상당의 병원을 희사한 성운 스님은 “억겁의 선연…오늘(개원식)이 있어 감개무량“하다고 뿌듯해했다.
5월 20일에는 5만명의 손에 두개씩 10만개의 연꽃등이 서울의 밤을 밝히는 유네스코 지정 인류무형무산 연등행렬이 펼쳐졌고 1주일 뒤 부처님오신날에는 철잊은 거센 비바람 속에서도 서울 조계사에서 종단의 어른스님들을 비롯한 사부대중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지도자, 주한외교사절 등이 대거 함께한 가운데 경건한 법요식이 봉행됐다. 이어 정부의 예산지원으로 민원대상이었던 주요사찰 문화재관람료가 폐지됐고 6월에는 역시 문광부와 관광공사 등의 지원을 받아 전국 100여 사찰에서 1박2일 참가비가 작년의 절반(1만5천원)밖에 안되는 거의 공짜 템플스테이를 진행중이다.
<
정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