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막동네 언덕 위에 웬 달착륙선?...시애틀 선박설계사가 리치랜드 인근에 지은 이색 별장 화제

2023-06-0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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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 강의 경관이 내려다보이는 리치랜드 북서쪽 베벌리 동네 언덕에 행인들의 시선을 끄는 요상한 구조물이 있다. 쇠 버팀목 위에 올려진 달착륙선 모양의 250평방피트짜리 미니 주택이다.

바슬에 거주하는 선박설계사 커트 휴스가 2014년 별장으로 완공한 이 집은 목재 아닌 선박용 에폭시로 지어졌으며 우주선처럼 좁은 내부공간 1층에 부엌, 욕조, 연회용 식탁이,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는 깊숙한 아래층에 침실이 자리 잡고 있다. 두 사람이 충분히 살 수 있다. 트라이-시티스 지역 기온이 통상 세자릿수를 오르내리지만 도관 없는 전기펌프가 내부를 시원하게 유지해준다.

반세기 전에 동네 로열 고교를 졸업한 휴스는 워싱턴대학(UW)을 거쳐 하와이대학에서 선박설계를 전공했고 지금도 직업이 시애틀 레이크 유니언의 카타마란 등 쌍동선 설계사이다. 별장을 갖는 것이 꿈이었던 그는 소년시절 매료됐던 우주선을 선박건조 기술을 이용해 짓기로 마음먹었다.


휴스는 어머니가 1960년대 초 단돈 10달러(현재가치 100달러)로 매입한 베벌리 부지를 20여년전 어머니에게서 사들인 후 4년에 걸쳐 에폭시로 별장 패널을 만들어 현지로 운송했다. 그는 이웃의 포크리프트 등 장비를 빌어 패널을 조립했고 출입구 사다리 등 액세서리만 현지에서 제작했다.

휴스는 이 별장에서 매월 2~3 차례 주말을 보낸다. 팔거나 임대할 계획이 없는데 그랜트 카운티는 이 집 가격을 5만8,000달러로 감정했다. 땅 값만이다. 질로는 13만6,000달러로 평가했다.

휴스의 별장은 최근 시애틀 등지에서 주택난 부족 타개의 일환으로 미니주택 붐이 일면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건축분야 전문지는 물론 시애틀타임스 등 대중 미디어에도 수십 차례 소개됐다. 전문지 ‘하우스 토크’는 이 집이 “가장 독특하고 혁신적이며 흥미 있는 미니 가옥”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행인들과 미디어로부터 질문이 쇄도하자 모든 정보를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후 건물 벽에 QR 코드를 부착해 질문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스스로 답변을 찾도록 하고 있다. 그의 별장 주소는 18374 Shore Drive이며 243번 하이웨이를 따라 접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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