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데이브 민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이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다는 소식은 놀랍고 안타까운 일이다. UC어바인 법대 교수를 역임하다 정계에 입문한 민 의원은 늘 반듯하고 청렴한 이미지로 촉망 받는 차세대 한인정치인으로 꼽혀왔다. 그런 그가 평소의 모습과 다른, 정치인으로서는 치명적 약점이 될 수 있는 음주운전을 했다는 점은 선뜻 납득하기 힘들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 보도에 따르면 민 의원은 주중 의정 활동을 위해 머물고 있는 새크라멘토의 주 의사당 인근에서 지난 2일 밤 고속도로 순찰대(CHP)에 적발됐다. 토요타 캠리 차량을 헤드라이트가 꺼진 채몰다가 빨간 신호에서 교차로에 진입해 CHP 경관의 검문에 걸렸고, 음주운전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됐다 다음날 아침 풀려난 그는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음주운전으로 잡힌 사실을 고백하고 사과했다.
민 의원은 “지난밤 운전대를 잡은 저의 결정은 무책임한 것이었다. 모든 책임을 받아들이며 저의 행동에 대한 어떠한 변명도 없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가족과 지역구 주민들, 그리고 지지자들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개인적인 실패가 캘리포니아와 워싱턴에서 해야 할 일에 대한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 의원이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스스로 공개하고 바로 잘못을 인정함으로써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 것은 그나마 잘한 선택이었다. 실제로 그의 페이스북에는 자신의 명백한 잘못도 인정하지 않는 무책임한 정치인들과 다르다며 민 의원의 자세를 격려하는 댓글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민 의원의 정치 경력에 큰 타격이며 오점으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그가 내년 선거에서 연방하원의원 직에 도전하고 있어 선거전에 악재가 될 수 밖에 없다. 당장 상대 진영인 오렌지카운티 공화당은 민 의원의 음주운전 사실을 비난하며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고, 인터넷에는 민 의원을 공격하기 위한‘ 밈’이 벌써 떠돌고 있다. 민 의원이 출마한 연방하원 47지구는 오렌지카운티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이고, 민 의원은 지금까지 이지역구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였으니, 또 한명의 한인 연방하원의원의 탄
생을 기대해온 한인사회에는 크나 큰 실망이 아닐 수 없다.
민 의원이 음주운전으로 인한 타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향후 의정활동과 선거운동에서 진정 잘못을 책임지는 모습으로 진심을 담은 행보를 보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