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에만 78명 사망...3년 이래 ‘최고’
▶ 홀푸드, 마약 관련 안전 이유로 폐쇄... SC카운티 동물진정제 ‘자일라진’ 사망도
샌프란시스코 약물 관련 사망이 계속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도시가 밀집한 미전역 대부분의 카운티보다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SF 시에 따르면 올해 1월 샌프란시스코시에서 발생한 약물 관련 사망자는 총 78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지난 3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SF 시의 최근 평균 약물 과다복용 사망률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사망률 절정 기간보다는 낮지만, 미전역 대도시들이 위치한 웬만한 카운티보다 사태가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SF 크로니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4일을 기준으로 전 3달간 시에서 매월 평균 58명이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으며, 올해를 포함한 이후 3달간은 그 수치가 68명으로 늘어났다. 12월 4일은 샌프란시스코시 정부가 의료 감독하에 주민들이 약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텐더로인 센터를 폐쇄한 날이다. 일각에서는 센터 폐쇄가 약물 중독 사망 급증에 기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SF 시의 약물 중독 사망 사태는 웬만한 타 도시와 카운티보다 심각하다. 2021년 10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미전역 인구가 밀집된 카운티 50곳을 비교한 결과 펜실베니아 필라델피아 카운티(10만 명당 81.1명) 다음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10만 명당 69.9명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하면서 2위를 차지했다. 오하이오 프랭클린 카운티가 3위(66.1명), 뉴욕 브롱스 카운티 4위(60.4명), 플로리다 두발(Duval) 카운티가 5위(57명)였다.
약물 과다복용 감독 및 피해 감소 전략에 투자해온 미전역 주요 4개 카운티(워싱턴주 킹 카운티, LA 카운티, 뉴욕 브롱스 카운티, 펜실베니아 필라델피아 카운티)와 비교한 결과 SF 시가 정점을 찍은 2020년 7월1일 기준 약물 중독 사망률은 10만 명당 8.2 명이었는데, 동기간 브롱스 카운티 3 .7명, 킹 카운티 2 .1명, LA 카운티 1.9 명으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후에도 SF 시 약물 중독 사망률은 현재까지 세 카운티보다 평균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SF 시의 약물 중독 문제는 최근 마켓 지역(1185 Market St.)에 위치한 홀푸드가 갑작스레 문을 닫으면서 다시 한번 조명됐다.
지난해 9월 해당 홀푸드 마켓 화장실에서 펜타닐과 메스암페타민 과다복용으로 한 남성이 사망한 채 발견된 사실이 최근 뒤늦게 밝혀지면서 약물관련 요인이 갑작스러운 폐쇄의 요인이 됐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마켓측은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다"고 밝힌 바 있다. 맷 도시 SF 시의원은 "해당 홀푸드는 평소 약물 관련 소매 절도, 인근 약물 거래를 비롯해 많은 안전 문제로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홀푸드는 보통 마약 거래가 많이 이뤄지는 UN플라자 건너편에 자리 잡고 있다.
과다복용 사망을 주도하는 마약으로 펜타닐이 잘 알려졌으나, 많은 경우 펜타닐을 비롯해 여러 약물을 혼합 복용해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SF 시 검사관실에 따르면 지난해 SF 시에서 발생한 우발적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의 4분의 3이 약물 1개 이상을 복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2022년 우발적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 510명 중 약 45%인 225명이 두 가지 약물을 혼합 복용한 경우였고, 전체의 4분의 1 이상이 약물 3개 이상을 복용했다.
펜타닐과 메스암페타민을 혼합 복용한 경우가 40%로 가장 많았고, 펜타닐과 코카인이 26%로 2위, 펜타닐과 에탄올 3위(12%), 메스암페타민과 코카인 4위(11.4%), 펜타닐과 메스암페타민, 코카인이 5위(10.1%)였다.
한편 필라델피아와 같은 동부 지역에서는 최근 동물 진정제 '자일라진'(xylazine)을 혼합해 오용하는 사례가 급증해 비상이 걸린 가운데, 지난 2월 산타클라라 카운티에서 처음으로 '자일라진' 관련 첫 사망자가 나왔다고 당국은 3일 발표했다. 사망자는 36세 산호세 남성이다.
SF 보건당국 역시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사망한 5명의 몸속에서 소량의 자일라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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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