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저축과 투자에 차이

2023-04-10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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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과 투자에 차이

에릭 나 / EMP 파이낸셜 공동대표

저축과 투자를 우리는 비슷하게 생각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 둘은 상반된 개념이다. 저축이란 의미는 아껴서 돈을 모으는 것으로 은행예금, 지급액이 확정된 보험, 지급액이 확정된 연금이 대표적인 저축상품이다. 저축상품에 가입하면 자산이 불어나는 속도는 느리지만 원금이 손실될 염려는 없다. 금융기관이 운용의 결과를 책임지기 때문이다.

반면 투자라는 의미는 가능성을 믿고 자금을 투자한다 라는 뜻을 갖고 있다. 기대했던 대로 되면 크게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원금이 손실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투자의 결과는 전적으로 투자자 자신의 책임이기 때문에, 손실을 보더라도 투자를 중개한 금융기관에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대표적인 투자상품으로는 주식, 채권, 펀드, 변액보험, 변액연금 등이 있다. 주식이란 어느 회사의 지분을 갖는 증서를 말한다. 따라서 그 증서 즉,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은 그 회사가 잘되어 주식 값이 오르면 돈을 벌고, 회사가 잘못되어 주식 값이 구매한 주식 가격보다 낮아지면 손해를 입는다.

채권이란 돈을 빌렸다는 증서로서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기관에 문제가 생겨 빌린 돈을 갚지 않거나 금리가 오르게 되면 채권가격이 구매한 가격보다 낮아져 손실을 입게 된다. 펀드는 전문가가 투자자를 대신해 주식이나 채권 등을 운용해 주는 상품으로, 이 또한 운용 결과에 따라 수익을 낼 수도,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한편 변액보험(연금)은 보험(연금)자산을 운용한 결과가 좋으면 보험금(연금)을 많이 받게 되고, 운용결과가 나쁘면 그만큼 덜 받게 되는 보험(연금)을 말한다. 결국 저축상품과 투자상품은 운용에 따르는 책임을 금융기관이 지는가, 그렇지 않는가 에서 차이가 있다. 이를 전문용어로 표현한다면 운용에 따르는 리스크(Risk)를 금융기관이 부담하는 상품은 저축상품, 운용자가 부담하는 상품은 투자상품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금융상품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리스크의 본질에 대해 바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흔히 리스크를 위험하다고 이해하는 사람이 많다. 일반 투자자들이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처럼 가격이 떨어져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상품을 위험한 상품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그러나 위험과 리스크 모두 불확실한 상황을 의미하지만 리스크는 관리가 가능하다는 차이점이 있다.

예를 들어 리스크가 따르는 상품의 하나인 주식에 투자하면 손해를 볼 수도 있지만 잘만 관리한다면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이게 바로 리스크의 속성이다. 손실을 입을지도 모르는 리스크가 두려워 금융기관이 원리금을 책임져주는 예금 즉, 저축만 해서는 높은 수익을 낼 수 없다. 높은 수익을 내려면 가격 변동의 리스크가 큰 투자상품도 운용해야 한다.

저축의 시대에서 투자의 시대로 나아가는 것이 현재 추세이다. 현재 미국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4%대다. 경기가 회복되고 설비투자가 늘면 예금금리가 1~2%정도 오르는 일은 있을 수 있겠지만 큰 혼란이 오지 않는 한, 1990년대까지 수십 년간 계속돼 온 10%대의 예금금리 시대는 다시 오기 어렵다. 이는 앞으로 저축상품만으로는 자산을 형성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는 보유 금융자산의 일정부분을 리스크가 따르더라도, 투자상품에 운용하지 않고 서는 고수익을 얻기가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배우자나 직업을 선택하는 일에서부터 자산을 운용하는 일까지 다양한 리스크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나 보다 풍요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그 리스크를 피해선 안 된다.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되 이를 관리할 수 있는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미국, 그리고 글로벌 경제에 흐름을 어느 정도는 이해해야 투자를 잘 할 수 있다. 경제에 흐름을 보면 돈에 흐름을 볼 수 있다.

매일매일 뉴스나 신문, 또는 인터넷을 통해 조금씩 경제를 공부해 보면 좋을 듯하다.

문의 (213)215-5473

erah@emp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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