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조사업체 피치북·NVCA 진단…1분기 조달자금 지난해 45% 그쳐

실리콘밸리 은행 [로이터=사진제공]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이 미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큰 악영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스타트업 시장조사업체인 피치북과 미국벤처캐피털협회(NVCA)는 7일 발표한 '2023년 1분기 프리뷰 리포트'에서 "데이터에는 즉시 나타나지 않지만 SVB 파산으로 예상됐던 벤처캐피탈(VC)에 대한 큰 피해는 대부분 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SVB가 파산하면서 스타트업 생태계에 줄도산이 우려돼 왔다. 이 은행이 지난 40년간 주로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VC) 등을 상대로 거래하면서 이들 기업이 상당 부분의 자금을 맡겨 왔기 때문이다.
보고서의 분석은 정부가 신속하게 개입해 모든 예금을 보호해 주겠다고 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 조치로 예금 보호 한도를 초과해 예치했던 스타트업과 VC들도 모두 예금을 찾을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올 1분기는 미국 벤처캐피털에 있어 주목할 만한 기간이었다"며 "SVB의 파산은 3월을 지배한 중대하고 예상치 못한 사건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큰 영향은 피한 것으로 보이지만, SVB 파산은 시장에 대한 또 다른 불필요한 압박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불안한 경기 전망 등으로 자금 조달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SVB 파산이 시장의 부담 요소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3월 미 스타트업이 VC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370억 달러(48조8천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825억 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으로 분기 기준으로는 2019년 4분기(339억달러) 후 가장 작은 규모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건수(2천856건)도 1년 전(5천243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며 5분기 연속 하락했다.
1분기에 99개 벤처캐피털 펀드가 모은 금액은 총 119억 달러(15조6천900억원)에 달했다. 이 중 10억 달러(1조3천200억원) 펀딩에 성공한 펀드는 2개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0억달러 이상 모은 벤처캐피털이 36개에 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