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을 맞았습니다. 리버모아 산위에서 몇 십 년만의 악천후라는 눈보라와 비바람에 시달리던 3월을 보내며 기다리던 화창한 날씨, 이제는 봄이 제대로 영글어 가며 꽃보다 낫다는 신록이 점점 짙어가고 있습니다. 이즈음 한국에서는 식목일(4/5) 행사를 하는 줄 압니다. 요즈음 기후변화로 기온이 올라서 식목일을 3월로 앞당기자는 여론도 있는데, 나무는 식목일에만 심고 마는 것이 아니니, 수시로 현지 사정에 맞추어 합당한 때에 심어야 함이 타당하리라 봅니다. 아울러, 심은 나무는 잘 보살펴서 잘 자라고 좋은 숲이 되도록 꾸준히 가꾸어 나가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가 뒤 따라야 하리라 생각됩니다.
나무는 목재와 종이 등으로 쓰일 뿐만 아니라, 인체에 해로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이로운 산소를 발산함으로 그 유익함이 지대한 줄 압니다. 숲은 육체적 측면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수행자 및 애호가들에게 특별히 친근한 존재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숲은 곧 인간 생존에 필수적 요소로서, 나무를 심고 숲을 가꿈은 우리의 건강한 삶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달 하순에는 “지구의 날 (Earth Day)"이 있으며 지구촌 모든 이들이 함께 기념해야 할 줄 압니다. 이는 나무와 숲을 포함한 이땅의 모든 생명을 포괄하는 생태정의 의식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구의 날’은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 자연보호운동가들이 제정한 지구 환경보호의 날로, 매년 4월 22일에 시행되고 있는데, 이는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해 제정한 날로서, 유엔이 정한 세계환경의 날(6/5)과는 달리 순수 민간운동에서 출발했습니다. 1970년 4월 22일 위스콘신주의 게이로드 넬슨 상원의원이 앞서 1969년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해상원유 유출사고를 계기로 환경문제에 관한 범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지구의 날'을 주창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전하며, 데니스 헤이즈가 주도해 첫 행사를 열었는데, 2000여만 명의 사람들이 참가해 연설과 토론회를 개최하고 환경을 깨끗이 하기 위한 실천적인 행동을 하였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뉴욕 5번가에서는 자동차의 통행을 금지시키고, 6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센트럴파크에서 열리는 환경집회에 참여하였다지요.
그뒤1972년에는113개국 대표가 스웨덴 스톡홀름에 모여 “지구는 하나”라는 주제로 환경보전 활동에 유기적인 협조를 다짐하는 <인간환경선언>을 채택하였으며, 1990년에 이르면서부터 세계화 되어, 그해 지구의 날 행사에는 150여 개국이 참가하여 지구 보호에 인류공영이 달려 있음을 호소하였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이 땅을, 이 하늘을, 우리 모두를 살리기 위해” 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하나뿐인 지구, 하나뿐인 국토, 하나뿐인 생명”을 주제로 '지구의 날' 행사를 진행 하였지요. 2009년부터는 매년 ‘지구의 날’을 전후한 일주일을 기후변화주간으로 정하여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저탄소생활 실천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소등행사 등을 전국 각지에서 진행해 오고 있는 줄 압니다. 산승도 나름 ‘에코 모나스터리’와 ‘그린 라이프’로 생태 평화를 기리고 있습니다.
‘지구의 날’을 즈음하여, 버클리에서는 21일 다르마칼리지에서 수트라챈팅 즉, 불교경전독송회가 열리고, 22일 메디테이션프랙티스 수련, 23일 버클리 시빅센터 일대에서 아시안페스티벌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누구나 지구환경보전과 세계평화, 인격과 영성수련, 문화감상과 소통공유 등을 위한 축제에서 함께 즐기고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무렵 각자의 상황에서 형편대로 지구촌 공동체의 각성 분위기에 나름 동참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구를 건강하게 하여 우리 삶도 평안할 수 있도록 나무와 숲을 가꾸는 살림살이를 권장하며, 산승 자작 시조 한수를 올립니다.
나무 숲 잘 기름은 우리 삶 가꿈이니 / 이 땅 위 뭇 생명들 그 속에 얼 숨 쉬리 / 깨끗한 공기의 원천 살림살이 기리며
<
진월 스님 (리버모어 고성선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