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미터로 역대 최고 경신...베이지역 ‘가뭄’서 벗어나
▶ 주 전역 78조 갤런 쏟아져
맘모스 스키장이 올해 역대 최대 적설량을 보이는 등 올 겨울 강수량 기록이 이어지 고 있다. 레익 타호 지역의 한 지붕 위에 사람 키 이상 높이의 눈이 쌓여 있다. <로이터>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던 캘리포니아주에 올 겨울 역대급 겨울폭풍이 닥치면서 많은 비와 눈이 내려 기존 기록을 줄줄이 경신하고 있다.
베이지역 9개 카운티가 전부 가뭄 상태를 벗어났다. 지난 수개월간 이어진 폭우의 영향 때문이다. 또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LA 지역에서 올 겨울 내린 강우량이 비의 도시인 시애틀의 강우량 보다도 훨씬 많았다. 올해 1월1일부터 3개월 동안 LA 국제공항에는 16.97인치의 비가 내렸는데, 이는 1978년 역대 강우량인 20.33인치와 매우 근접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 전역에는 올해 겨울 동안 78조 갤런의 비가 내렸는데, 이는 레이크 타호를 두 번 이나 물로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주 전역에서 지난해 1월1일부터 올해 3월20일까지 평균 28인치의 강수량이 집계됐다. 하지만 올해 내린 강수량이 역대 최고치는 아니다. 마이클 앤더슨 기상학자는 지난 1982년과 1983년 사이에 평균 42.81인치의 강수량이 역사적인 최고 기록이라고 밝혔다.
연방 가뭄감시국(U.S. Drought Monitor)이 30일 업데이트한 가뭄 지도에 따르면 베이지역 9개 지역은 가뭄 혹은 건조한 상태에 들지 않았다. 이는 12월 말에 비하면 큰 변화로, 당시만 해도 나파와 솔라노 카운티는 '극심한' 가뭄 상태, 그 외 베이지역 카운티는 '심한' 가뭄 상태에 들었기 때문이다. 상황은 계속된 폭우로 크게 호전됐으나 1주일 전 역시 나파와 솔라노 카운티는 '중간' 가뭄 카테고리에 포함됐다. 그러나 가장 최근 폭풍의 영향으로 두 카운티마저 가뭄 상태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
캘리포니아주 전체를 보면 28%가 가뭄 상태로 분류됐고, 대부분이 '중간' 카테고리에 들었으며 '극심한' 그리고 '매우 극심한' 가뭄 상태인 곳은 없다.
맘모스 지역에는 역대 최고 적설량이 기록돼 올해 7월까지 스키장 운영이 이뤄지는 신기한 상황이 연출됐다. 맘모스 마운틴 스키 리조트 메인 롯지에는 695인치의 눈이 내렸는데, 이는 기존 최고 적설량 기록이었던 2010-2011 시즌 보다 27인치 많은 적설량이다. 695인치는 미터로는 17미터가 넘는 것으로 올해 적설량이 성인 10명의 키 높이 만큼 달한 것이다.
이처럼 기록적인 강수량 덕분에 지난 3년간 심각했던 가뭄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
최근 3개월간 서부에 반복된 폭풍우가 곳곳에 홍수와 산사태, 단전 등 적지 않은 피해를 줬지만, 한편으로는 가뭄을 해소하는 데 기여한 셈이다.
서부에서는 기후 변화 영향으로 가뭄과 홍수가 되풀이되는 양상이다.
앞서 3년간 이어진 가뭄으로 캘리포니아 남부의 수자원 젖줄인 콜로라도강 일부가 거의 말라버릴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11차례 반복된 ‘대기의 강’ 현상으로 집중 호우가 잇따랐다.
태평양에서 발원한 ‘대기의 강’은 다량의 수증기가 강처럼 좁고 긴 띠 모양으로 움직이며 많은 비를 뿌리는 현상으로,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이런 현상이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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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효,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