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성 골수종(multiple myeloma)은 골수에서 백혈구 일종인 형질세포(Plasma Cell)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혈액 암이다. 재발 위험이 높고 완치가 어려운 희소 난치성 질환이다. 3월 30일은 다발성 골수종을 알리고 완치를 기원하기 위해 지정된‘세계 골수종의 날(International Myeloma Day)’이다. 다발성 골수종이 무엇이며 증상과 치료법은 어떻게 되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전체 암의 0.6%, 70대 발생률 높아
다발성 골수종은 백혈구의 일종인 형질세포가 악성화되면서 과증식되는 질환을 말한다. 주로 골수에서 과증식되는데, 다발성 골수종의 암세포는 M단백질이라고 불리는 비정상 단백질을 분비해 다양한 증상을 일으킨다.
다발성 골수종 유병률은 10만 명당 10.7명으로 전체 암의 0.6%를 차지하고 있다(국가암정보센터). 다발성 골수종은 젊은 나이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지만, 40대부터 발생률이 높아져 7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다발성 골수종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방사선ㆍ농약ㆍ살충제ㆍ벤젠 등 화학물질 노출, 유전적 요소 등이 발병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이런 요인과 다발성 골수종 발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뚜렷이 밝혀진 것은 아니다.
다발성 골수종의 대표적인 증상은 뼈 약화와 이로 인한 골절, 뼈 통증, 빈혈, 콩팥 기능 이상, 고칼슘혈증, 감염 등이다.
이들 증상이 나타난다면 상당히 병이 진행됐을 때가 많다. 척추 압박 골절이 발생하는 것은 외상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다발성 골수종 같은 질병이 숨어 있을 때 나타나는 병적 골절이 대표적이다.
이런 경우 혈액내과가 아닌 진료과에서는 모르고 지나칠 수 있기에 일반적인 척추 압박 골절에 대한 검사와 치료만 하다가 제대로 된 치료가 늦어질 수 있다.
◇방치하면 만성 신부전 악화
다발성 골수종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각종 증상이 악화된다. 척추 뿐만 아니라 팔다리 등 전신에 골절이 생길 수 있다. 척추 압박 골절에 의해 척추가 주저앉으면서 통증이 생기고 심하면 신경이 눌리면 마비까지 나타날 수 있다.
또 콩팥 기능 장애로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되면 투석을 받아야 하는 등 다발성 골수종은 다양한 신체 기관에 영향을 미쳐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김대식 고려대 구로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초기에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에 정기검진으로 조기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비정상적인 골절이 생기거나 뼈 통증 등이 지속된다면 혈액내과를 찾아 정밀 검사를 하는 게 좋다”고 했다.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 병용 치료
다발성 골수종 치료는 면역항암 치료가 기본이다. 기존에는 세포독성항암제가 주요 치료법이었다. 최근에는 여러 가지 표적항암제ㆍ면역항암제가 개발돼 사용 중이다.
면역조절 관련 약제, 프로테아좀 억제제, 항체치료제, 세포독성 항암제, 스테로이드 등이 대표적인 치료제로 여러 가지 계열의 약제를 조합해 복합적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다발성 골수종은 자가조혈모세포이식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조혈모세포란 뼈 속 골수에서 생성되는 세포로, 백혈구ㆍ적혈구ㆍ혈소판 등 여러 혈액세포를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고용량 항암제 투여로 손상된 골수 재건을 돕기 위해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미리 채집해 보관해 두었다가 이식하는 것이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다. 환자 나이와 컨디션 등을 고려해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가능한 환자에서만 적용하게 된다.
다발성 골수종 환자는 질병 자체로 혹은 치료 과정에서 합병증으로 고생하기 마련이다. 골절 및 뼈 통증을 예방하기 위한 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통증이 심하면 진통제 사용 등으로 통증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폐렴 같은 감염이 발생하면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으므로 예방적인 항생제도 사용하며, 콩팥 기능 장애도 흔히 발생하므로 약 사용 시 주의해야 한다.
이 밖에 피부발진 같은 알레르기 반응ㆍ혈전증ㆍ말초신경염ㆍ심부전 같은 부작용이 자주 생길 수 있기에 세심한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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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