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에 잠긴 파라호 마을 타격, 1번 도로 폐쇄...재개통 미정
▶ 도로침수·1만6천가구 정전...일부 지역에 대피령*휴교령
13일 파하로강 범람으로 물에 잠긴 파하로 마을 [로이터]
또다른 '대기의강' 폭우가 13일밤부터 퍼부어 물난리 피해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불어났다.
주말 폭우로 파하로강 제방이 무너져 대피한 파하로 주민들은 주초 또다시 폭우가 쏟아지면서 한숨을 쏟아냈다. 대부분 농장노동자인 주민들은 "농경지가 침수돼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며 "대피소에서 몇주, 몇달을 지내게 될지 알 수 없다"고 걱정했다. 파하로에 거주하는 호베리트 리콘은 "올해는 딸기도, 블랙베리도, 블루베리도 구경하기 힘들 것"이라며 "갈곳도 없는 농장노동자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둑이 터지기 시작한 지난 11일 이후 홍수 피해로 최소 2명이 숨졌고, 인근에 거주하는 약 1만명이 대피 명령을 받았다. 산타크루즈와 몬트레이 카운티 경계를 이루는 파하로강은 지난 70년동안 6번 범람했다. 1940년대 이 강의 범람을 막기 위해 건설한 제방이 오랜 시간 노후한 상태로 방치된 것이 이번 피해를 더 키웠다고 언론들은 지적했다. 그간의 강수로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14일 폭우가 쏟아지면서 추가 붕괴나 범람 등의 피해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13일 카운티 당국은 밤새 범람을 막기 위한 바위장벽을 쌓았다면서 이 바위장벽 완성까지는 약 1주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폭우로 침수와 머드슬라이드가 발생한 몬트레이카운티 1번 도로 모습. [칼트랜스]
또 산타크루즈와 몬트레이 카운티를 잇는 하이웨이 1번도로도 12일부터 폐쇄돼 흙탕물에 잠겨 있다. 칼트랜스(Caltrans) 대변인인 케빈 드래빈스키는 "물이 빠지기 전까지 1번 도로 통행을 재개할 수 없다"면서 "도로와 기타 인프라를 수리해야 하는 현재로선 재개통날짜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왓슨빌에서 길로이까지 연결하는 하이웨이 152번도 머드슬라이드로 폐쇄됐고, 산타크루즈카운티 하이웨이 17번에서 스캇스밸리를 잇는 글렌우드 드라이브 도로의 싱크홀로 폐쇄됐다.
14일 강풍경보령이 내린 베이지역 해안과 고지대에 최대 55~70마일이 돌풍이 불어 나무 쓰러짐과 랜드슬라이드, 정전 피해가 잇따랐고, 샌로렌조강 범람 위기로 산타크루즈카운티 파라다이스 파크와 펠튼 그로브 지역에 대피령이 내렸다. 산타크루즈의 웨스트레이크초등학교 학생들이 나무가 쓰러지면서 대피했고, 다행히 부상자는 없다. 밀브레 부근 I-280 남쪽행 차선에 나무가 쓰러지면서 통행이 차단됐고, 웨스트마린의 랜드슬라이로 역시 양방향 도로(Sir Francis Drake Blvd)가 폐쇄됐다.
이날 아침 폭우가 쏟아지면서 베이지역 전역에 홍수주의보(flood advisory)가 내렸고, 곳곳의 저지대 개울과 하천이 범람했다. 또 도로침수로 하이웨이 84번(산마테오카운티 포토라 로드~폭스힐 로드), 하이웨이 101번(파체코패스 하이웨이~길로이 퍼스트 스트릿) 등의 차량통행이 차단됐다.
PG&E측은 14일 오전 11시 기준 1만6,135가구가 정전 상황이라고 밝혔다. 로스가토스 산기슭에는 시속 75마일, 금문교에는 시속 57마일의 돌풍이 불었다. 소노마카운티 거너빌교육구 학교들은 14일 휴교령을 내렸고, 오클랜드 동물원, SF 골든게이트파트내 재패니즈 티 가든, 보태니컬 가든(Botanical Garden)도 14일 하루 운영을 중단했다.
연방항공협회(FAA)에 따르면 SF공항 항공편은 폭풍우로 인해 평균 80분 지연됐다. 플라이트 어웨어(Flight Aware)에 따르면 14일 8시 30분 기준 125편이 지연되고, 8편이 결항됐다. 국립기상청은 강풍을 동반한 폭우는 15일 아침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한편 팔리사데스 타호(Palisades Tahoe) 스키 리조트에는 지난 24시간(13일 기준) 10인치의 눈이 내렸다. 이번 겨울 시즌 총강설량은 648인치로, 겨울 평균의 162%에 달했다.
<
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