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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 겨울폭풍 재난 악화

2023-03-13 (월) 한형석,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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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방 붕괴 홍수 사태에 몬트레이카운티 수만명 대피

▶ 또 ‘대기의 강’ 폭우...1,500만명 홍수 위기

가주 겨울폭풍 재난 악화

11일 폭우로 파하로강 제방이 무너지면서 수만명이 집을 버리고 대피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12일 몬트레이카운티 파하로 밸리 지역 주택과 농경지가 홍수로 물에 잠겨 있다. [로이터]

캘리포니아에 불어닥친 겨울폭풍으로 재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 몬트레이카운티에서 제방이 무너져 수만명의 주민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폭우는 13일부터 또다시 캘리포니아를 강타할 예정으로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주에서 총 1,500만명 주민들의 홍수 피해가 우려된다.

몬트레이카운티 당국에 따르면 파하로 강이 범람하면서 지난 11일 새벽 홍수가 발생했다. 이날 하루 동안 몬트레이카운티 전역에서 총 8,500명 이상의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명령이 내려졌다. 무너진 제방의 폭은 100피트에 달했다.

지난 10일 오후부터 공무원들이 집집마다 방문해 폭우가 더 내리기 전에 대피할 것을 권했지만 주민 중 일부는 여전히 집에 남아있던 터라 11일 오전에는 수중 구조작업도 진행됐다. 주방위군과 응급구조대가 구조한 주민만 90명 이상으로 전해졌다. 허리까지 차 오른 물속에 갇힌 승용차에서 구조대가 운전자를 끌어내는 장면의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몬트레이카운티의 루이스 알레호 수퍼바이저는 트위터를 통해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하고 싶었지만 결국 한밤중에 파하로 강이 범람해 제방이 무너진 곳을 통해 홍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흙탕물이 이 지역 상수도원과 지하수를 오염시켜 카운티 당국은 주민들에게 요리나 음용수로 수돗물을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이번 피해로 복구에만 몇 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홍수가 발생한 파라호 밸리 지역은 해안 농경지에서 딸기, 사과, 칼리플라워, 브로컬리 등 야채와 과일을 전국에 공급하는 본거지이다. 이 지역은 1995년 대홍수 때도 제방이 무너져 1,011 헥타르 면적의 농경지가 물에 잠겼고 2명이 사망했다. 홍수 피해 복구예산도 1억달러나 들었다. 13일~14일 파라호 지역에 2~2.5인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카운티 당국은 13일 살리나스 강물이 범람해 하이웨이 68까지 근접하기 시작했다면서 살리나스 남쪽 농지에 심각한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라스 팔마스 등 일부 지역에 셀터인 플레이스(shelter in-place) 명령을 내리고, 24시간 운영되는 카운티 대피소 등으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카운티 대변인은 서류미비자 등 일부 주민들이 대피소로 오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폭우 피해는 몬트레이카운티의 2만에이커가 침수되고 3억3,600만달러의 피해를 입힌 1월 폭풍우 피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됐다. 1월 폭풍우때도 파하로강 지역주민들은 8일간 대피했었다.

한편 12일 아침 홍수와 머드슬라이드로 프리몬트 부근 I-880 양방향 도로 통행이 차단돼 큰 불편을 끼쳤고, 13일 오전 8시 나무 쓰러짐으로 정전이 되고, 통행이 차단된 산라파엘 블렛 하르테 애비뉴 도로 통행은 2시간후 재개됐다.

최근 캘리포니아 집중 호우는 ‘파인애플 익스프레스’ 현상에서 비롯된 것인데, 태평양에서 올라온 따뜻한 습기가 ‘대기의 강’을 형성하고 육지로 올라와 눈이나 비로 쏟아지는 것이다.

국립기상청은 13일 또다시 캘리포니아에 ‘대기의 강’이 찾아와 폭우가 내리며, 특히 북가주와 중가주에는 홍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CNN의 헤일리 브링크 기상학자는 중가주와 북가주에 6인치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기상청은 지난 주말 큰 피해를 입은 북가주와 중가주 지역에 더 민감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지난 수일간 폭우로 캘리포니아주 대부분의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한데 이어 12일에 칼라베라스, 델노트, 글렌, 킹, 샌베니토, 샌호아퀸 6개 카운티도 추가로 비상사태 지역에 포함시켰다.

<한형석,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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