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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달걀값 ‘더 비싸다고?’

2023-03-07 (화)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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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지 프리’ 발의안 12로 중서부보다 2달러 더 비싸

▶ 인플레이션·조류독감도 영향

알바니에 사는 이모씨는 지난달 코스코에 갈때마다 달걀이 없어 발길을 되돌렸다. 이씨는 가계경제를 위협하는 인플레이션으로 모든 물가가 올라 고통스러운데 일상 식탁에 오르는 계란까지 귀해지니 삶이 더 퍽퍽해진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이맘때 캘리포니아 달걀(12개, large)값이 2.35달러에서 지금은 평균 4.50달러로 껑충 치솟은데다가 제과류 등 계란을 사용하는 모든 식품의 가격도 올라 달걀값이 금값이 되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게다가 캘리포니아 달걀값은 미 전국에서도 높다. 리처드 블래치포드 가금류 전문가는 그 이유로 3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인플레이션으로 인건비, 사료비, 운송비 등이 오른 것.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옥수수, 귀리 등 곡물가격이 오르면서 닭 사료값이 올라갔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초 전염성이 강한 조류 인플루엔자(조류독감)가 발생하면서 폐사된 암탉이 많아 계란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급등했다는 것이다. 약 5천마리의 암탉이 폐사됐는데, 이로 인해 하루에 5천만개 달걀 생산이 줄었다. 그는 약 18주가 넘어야 새 암탉이 알을 낳기 때문에 닭이 성장할 때까지 기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행히 캘리포니아는 조류독감이 크게 발생하지 않았지만 달걀 생산량이 많은 중서부는 조류독감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계란을 충분히 생산하지 않고 있는 캘리포니아주는 약 60%의 계란을 타주에서 들여오고 있다. 중서부 달걀 생산량에 의존하고 있는 캘리포니아로서는 당연히 계란값이 급등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하나 이유로는 2022년부터 캘리포니아주내서 판매되는 모든 달걀은 케이지 프리(cage-free)로 사육되는 암탉에서 생산돼야 한다는 '프로포지션 12'가 발효된 후 계란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월스트릿저널에 따르면 올 2월초 캘리포니아주 계란값(12개)은 5.62달러인데 반해 중서부 달걀값(non-cage free)은 3.05달러였다. 미농업경제저널은 케이지 프리법으로 인해 캘리포니아 소비자들은 연간 2,300만달러를 지불하게 된다고 밝혔다. 프로포지션 12는 양계뿐 아니라 양돈, 식용용 송아지 사육 농가에 가축사육장 환경개선을 의무화하는 법이다. 'WATT Poultry'는 현재 미국에서 케이지 프리로 생산되는 계란은 34.6%이고, 알을 낳은 암탉의 절반은 2025년에도 우리(cage)에 갇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케네스 앤더슨 교수는 소비자들이 더 비싼 케이지 프리 달걀 구입을 주저하기 때문에 일부 양계농가들이 케이지 프리 시스템 설비를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한때 캘리포니아주는 미국내서 계란 생산량이 가장 많은 주였으나 지금은 10위이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대부분의 가금류 생산은 모데스토와 프레즈노 지역에서 이뤄진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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