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월입니다, 어제 3월1일을 맞아 한인동포사회에서는 ‘3.1절’ 즉, 1919년3월1일 서울을 비롯하여 전국적으로 일제의 억압으로부터 민족의 독립과 자존을 선언한 날을, 대한민국 국경일로 기념하였던 줄 압니다. 지역별로는 지난주 토요일에 이스트베이와 실리콘벨리에서 특색있는 기념행사를 미리 가졌고, 당일인 어제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에서 베이지역 5개한인회들이 모여 합동 기념식을 거행하였지요.
그날 낭독 발표된 <독립선언서>에서 천명한 인류 양심과 도덕 평화사상은 당시 세계적으로 매우 모범적이고 진보적인 이념과 문화 정신으로서 그 뒤에 중국과 인도 등 다른 민족들의 독립과 해방운동에도 참고가 되고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 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33인’ 가운데 한분인 불교계 대표 백용성 선사의 법손인 산승은 이 날을 즈음하여, 겨레와 민중의 고통을 공유하고 해결하는 것이 불교인의 자비실현 도리임을 자성하며, 아직도 이루지 못한 민족통일 과업을 평화적으로 성취하여 남북이산가족의 고통 해결과 민족공동번영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합니다.
다음주 월요일(3/6)은 음력 이월보름으로, 한국을 포함한 대승불교전통권에서는 “열반절” 즉, 석가모니불(석존)께서 입멸 선서하사 돌아가신 날로 기려옵니다(상좌부계통에서는 베삭절에 함께 기림). 석존께서 대반열반에 드시기 전에 하신 마지막 말씀은, 자기와 법(붓다가 설하신 진리)을 의지하며, “방일하지 말고 [해야할 바를 모두]성취하라” 는 것이었습니다. 스승으로서 제자들에게 최후 유훈으로 부촉하신 줄 압니다. 그 직전에 제자들에게, 혹시 아직 무엇이든 의문이 있으면 물으라고 더없는 기회를 주셨고 아무도 더 물을 것이 없음을 아시고는, 이제 남은 일은 부지런히 수행 정진하는 것뿐이니, 그리하여 각자 목적을 온전히 성취하라고 격려하신 것입니다. 오늘날의 불교도들로서는 각자 불교 공부를 열심히 하여 그 내용을 숙지하고 성실히 정진 수행하라는 것으로 이해하고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세상 일반인들도 어떤 일에 방일하여 게으르면 이룰 바 없음이 엄연한데, 하물며 종교인 불교도들이 교법 신행을 소홀히 하여서야? 세월이 무상한데 귀한 인생을 수행하지 않고 방일하여 낭패 후회하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정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산승은 삼일절과 열반절을 당하여, 나름 “삼위일체” 즉, ‘셋이 곧 하나’라는, 부분과 전체의 소통과 화합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셋은 하나로 연결되어 그 가운데 하나가 문제되면 다른 둘도 공동운명처럼 자발적으로 반응하는 기제를 가리킵니다. 삼일절에는 삼건(나라, 겨레, 자기)이 상호 공동체로 생각하고, 열반절에는 삼보(붓다, 달마, 상가)를 진리적 일체로 여겨볼만 하다고 느낍니다. 전체의 변화와 성패가 부분들과 유기적이며 그 진행과 결과도 연계되므로, 그 맥락으로 산승도 일정부분 전체 현상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성찰과 함께, 스스로 본분에 합당한 역할과 도리를 다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습니다. 이는 사회적으로 자기가 포함된 국가와 민족의 발전과 번영, 종교적으로는 석존을 따르는 승가의 일원으로서 정법을 펼치는 살림이 곧 자기를 살리는 길임을 자각하고 정진하려는 주체적 다짐이며 애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때와 곳을 가리지 않고 적용해야 할 바로서, 한국이나 미국을 포함한 지구적 상황에서 이해되고 접근해야 할 줄 압니다. 이곳에서도 조국과 동포들에 대해서는 물론, 미국 발전과 인류의 진보 및 평화를 위한관심과 연대적 협력에 동참하여야 함을 가리킵니다. 누구나 각자 주어진 상황에서 본분 성취에 방일하지 않고, 항상 열려있는 마음으로, 화창한 봄날과 같은 따뜻한 자비와 정의 및 평화정신으로서, 우리 사회 이웃들과 일체감을 갖고 살아나가는데 보람 큰 삼월이 되기를 빌면서, 나무본사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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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월 스님 (리버모어 고성선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