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성 “수비 걱정 안 한다”
▶ 타격 지표 향상에 집중
MLB에서 덕장으로 손꼽히는 밥 멜빈(62) 샌디에고 파드리스 감독이 내야수 김하성(28)을 두고 간단명료한 한마디를 남겼다.
멜빈 감독은 21일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포츠콤플렉스에서 김하성의 2루수 도전을 묻는 연합뉴스 기자에게 “좋은 내야수는 결국 좋은 내야수”라며 “수비에 문제가 없다”고 김하성에게 굳은 신뢰를 보냈다.
지난해 주전 유격수를 맡았고, 3루수로도 종종 출전한 김하성이 올해 2루수로 옮기더라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샌디에고는 11년간 2억8천만달러에 장기 계약한 산더르 보하르츠에게 올 시즌 유격수를 맡길 참이다.
이에 따라 김하성은 2루수로 수평 이동하고, 팀 내 원조 간판으로 이 자리 주인공이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다른 포지션을 향해 떠나야 할 판이다.
김하성은 견고한 수비와 정확한 송구로 빅리그에서 아시아 출신 내야수는 성공할 수 없다던 징크스를 깼다.
적지 않은 일본프로야구 내야수가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수비를 앞세워 주전으로 입지를 넓힌 이는 드물었다.
한국과 일본 타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힘으로 공을 쪼개듯 무서운 속도로 날리는 빅리거 파워 히터들의 타구에 고전했던 탓이다.
김하성도 “유격수와 2루수 수비에는 큰 차이가 없어 신경 쓰지 않고 딱히 걱정 안 한다”고 단언했다.
안정적인 수비 실력은 인정받은 만큼 김하성의 목표는 빅리거 3년 차로서 타격 지표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일이다.
2할대 후반의 타율을 올리고, 홈런과 타점 수치를 높인다면 멜빈 감독은 김하성을 어떤 식으로든 중용할 수밖에 없다.
유격수와 2루수, 3루수 수비를 모두 볼 줄 아는 김하성이 방망이도 잘 친다면 경기 출전 기회는 보장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올해 3월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겨냥해 국내에서 개인 훈련을 착실히 진행했고, 1월 27일 미국으로 넘어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최원제 코치와 더불어 근육량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빠른 볼을 공략하기 위한 간결한 스윙으로 타격 자세를 수정한 뒤 2월 14일 소속팀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김하성은 “빅리그에서 치른 스프링캠프 3년 동안 올해 컨디션이 가장 좋다”며 겨우내 흘린 땀방울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공든 탑이 한꺼번에 무너지지 않도록 올해 부상을 최대 경계 대상으로 삼은 김하성은 “꾸준히 출전한다면 개인 성적은 따라올 것”이란 묵직한 말로 대장정의 첫발을 뗀 각오를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