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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차고 풍성한 불교신문 새해맞이 기획연재

2023-01-19 (목)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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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차고 풍성한 불교신문 새해맞이 기획연재

최근 인간과 기계의 관계 설정에 관한 트랜스·포스트휴머니즘 논의가 급부상하고 있다.트랜스휴머니즘과 포스트휴머니즘은 모두 우리에게 익숙한 개념인 인본주의(humanism)를 넘어서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사진: 셔터스톡닷컴(www.shutterstock.com) 사진설명: 불교신문(www.ibulgyo.com)>

“살면서 듣게 될까 언젠가는 바람의 노래를 / 세월가면 그때는 알게 될까 꽃이 지는 이유를 / 나를 떠난 사람들과 만나게 될 또 다른 사람들 / 스쳐가는 인연과 그리움은 어느 곳으로 가는가…” (조용필 노래 ‘바람의 노래’에서)

“…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 눈이 내리면 어이하리야 / 봄이 또 오면 어이하리야 /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송창식 노래 ‘푸르른 날’에서)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들린다던가. 그저 무심히 혹은 어떤 감정에 이끌려 흥얼거리는 노랫말들이 부처님 가르침을 품고 있는 경우가 꽤 있나보다. 불교신문(www.ibulgyo.com)에 난 이일야 전북불교대학 학장의 글은 그 이상을 가리킨다. 그 끝에 달린 약력을 보니, 그는 보조사상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냈고 전북대 전주교대 송광사승가대 등지에서 철학과 종교학과 동양사상을 강의했으며 현재 전북불교대학 학장과 사단법인 부처님세상 이사장을 맡고 있다. 또 ’죽음을 철학하는 시간’ 등 10여권의 저서와 ‘조선 중기 보조선의 영향’ 등 여러편의 논문을 썼다고 돼 있다.

그가 연초부터 불교신문에 “가요, 불교를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연재한다. 새해맞이 기획연재 일환이다. 연재물 첫회 프롤로그에서 그는 “….문득 대중가요 속에서 붓다의 가르침을 해석하는 일도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불교적 사유를 바탕으로 대중가요를 들여다보니, 불교에서 중시하는 다양한 가르침을 만날 수 있었다. 예컨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수인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에는 인연(因緣)과 자비(慈悲)의 가르침이 담겨있었고, 송창식의 <푸르른 날>에서는 무상(無常)의 의미를 성찰할 수 있었다. 그 귀한 가르침을 보물찾기하듯 하나하나 찾아내어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 같았다…”고 썼다.


이것 말고도 불교신문이 선보이는 새해기획물은 예년에 비해 더 알차고 풍성한 것 같다. 광우스님의 생활법문 “가시를 거두세요”, 세계의 석굴 “석굴은 타임캡슐과 같다”, 세종대왕 훈민정음 그리고 불경언해본 등 모두 9가지 메뉴인데 굳이 한가지 더 소개하자면 해인사승가대학 학장 <보일 스님이 들려주는 포스트휴머니즘 이야기>다. 다음편이 기다려지는 1월9일자 첫회분의 한 대목은 이렇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다양한 기술의 공통으로…인공지능을 비롯한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NFT, 메타버스 등의 기술이…결국 이 흐름이 가 닿는 곳은 인간에 대한 관점의 변화일 것이다. 이제 세상은…과거의 관성에서 벗어나 탈(脫) 인간중심주의를 이야기하기에 이르렀다. 본 연재를 통해 이 거대한 변화의 본질은 무엇이고 인간은 어떤 내용과 방향으로 변화를 겪게 될지 그 변화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그리고 미래 불교가 어떤 질문에 직면하게 될지에 대한 이야기를…”

누군가 그랬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고. 그게 맞다면, 더러는 호기심을 더러는 두려움을 자극하는 포스트휴먼시대 역시 그럴 게다. 현재를 사는 우리는 이미 미래와 동거중인 셈이다. 과거라고 다르지 않다면 과거 현재 미래 다 한몸이란 말인가. 신라시대 의상 대사가 법성게에서 설파한 “일념즉시 무량겁 무량원겁 즉일념”이나 살아있는 현대물리학 거장 카를로 로벨리(이탈리아)가 역저의 제목으로 쓴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는 결국 같은 말인가. 아니 그럼 무려 2,600년 전에 그렇게 알아 그렇게 가르친 부처님은 대체…

공교롭게도, 목요일(19일)자 불교면을 위한 최종원고를 다듬고 있던 일요일(15일) 저녁에 한국에서 ‘과학하는 농사꾼’ 또는 ‘농사짓는 과학도’로 꽤 널리 알려진 지인으로부터 날아온 설맞이 안부메일에 심심할 때 보라고 양자역학 관련 동영상 주소가 링크돼 있고 그 위에 “…양자역학이란 철학의 기초이기도 하고 심지어 정치의 작동원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하며)…어쩌면 부처님이 말씀하신 경계를 짓지 말라는 경구와도 맞닿아 있을 수 있(다)”는 군침도는 설명문이 얹혀 있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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