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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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째 물난리...사망자 16명으로 늘어

2023-01-11 (수)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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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살 남아 물 떠내려가 실종, 주택과 도로 침수 등에 대피령

▶ 돌풍・낙뢰로 베이 9만가구 정전, 시에라네바다 ‘눈사태 경보’

3주째 물난리...사망자 16명으로 늘어

캘리포니아주에 연초부터 이어진 폭풍우로 최소 16명이 숨지고 수십만 가구가 정전을 겪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연방정부는 9일 가주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가주지역이 복구에 연방정부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비는 12일 노스베이를 제외한 베이지역에 그쳤다가 오는 13일부터 주말까지 또 내릴 예정이다. 9일 산타크루즈 지역의 도로가 강한 폭우와 바람으로 유실됐다. <워싱턴 포스트>

지난 8일 밤부터 시작된 대기의 강 폭우로 침수와, 도로 및 학교 폐쇄, 교통정체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번 겨울 폭풍우로 인한 사망자는 16명으로 늘어났다.

산타크루즈 산지 펠톤 그로브 지역 샌로렌조 강은 9일 4시간만에 수위가 약 13피트(4미터) 이상 상승하며 범람, 여러 집과 도로가 물에 잠겼다. 이에 따라 펠톤, 압토스 비치 플랫 지역과 소켈(Soquel), 파라다이스 파크 지역 등에 주민대피령이 내려졌다.

홍수와 함께 머드슬라이드가 발생, 대형 나무들이 쓰러져 여러 도로 통행이 폐쇄됐으며 물에 잠긴 도로에 고립되어 구조된 주민들도 여럿 있었다. 카운티 내 파자로(Pajaro) 밸리 통합교육구는 9일 학교를 폐쇄했으며, 대피령 지역에 속한 학교들은 10일까지 수업을 취소했다.
3주째 물난리...사망자 16명으로 늘어

9일 새크라멘토에서 폭풍으로 부서진 전신주와 전선들을 새크라멘토 유틸리티 당국이 복구하고 있다. <로이터>


길로이 역시 여러 집들이 침수되고 101번 하이웨이 일부 구간이 폐쇄됐다. 강물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새크라멘토 카운티에 있는 코수미즈 강 인근 월튼 마을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몬트레이 카운티는 카멜 리버 지역 인근 주민들에 긴급 대피령을 내렸고 산타클라라, 알라메다, 솔라노 등 베이지역 카운티들도 일부 지역에 홍수 가능성이 제기되며 대피령을 발효시켰다.


프리몬트와 서놀을 연결하는 SR-84 구간인 나일스 캐년 로드는 지난달 30일 머드슬라이드에 이어 이번주 폭풍으로 무기한 통행이 폐쇄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 샌프란시스코와 플레즌튼, 모건힐, 페탈루마 등 베이 전역에서 침수로 인한 도로 폐쇄가 이어졌고 나파 카운티 세인트 헬레나 지역에서는 275년 된 대형 떡갈나무가 거센 비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뿌리가 뽑힌 채 쓰러지기도 했다.

PG&E측은 시속 70마일이 넘는 돌풍과 낙뢰 등으로 10일 오전 8시 30분 기준 사우스베이 5만2,911가구, 페닌슐라 1만9,053가구, 이스트베이 8,221가구, 샌프란시스코 6,143가구 등 베이지역 9만3,742가구가 정전 상황에 놓여 있다며 직원 4,100여명이 전력 복구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3주째 물난리...사망자 16명으로 늘어

9일 샌루이스 오비스포 카운티 모로베이에서 홍수로 차량이 물에 잠긴 모습 <로이터>


샌루이스 오비스포 카운티에서는 9일 5살 남자아이가 홍수로 급격히 불어난 물에 떠내려가 실종됐다. 이날 오전 8시경 파소 로블스 인근에서 아이와 엄마가 타고 있던 트럭이 도로 침수로 물에 잠겼고 주변 사람들이 엄마는 트럭 밖으로 끌어내 구조했으나 아이는 물에 휩쓸려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당국은 아이가 강에 빠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으며, 7시간 수색 후 아이의 신발만 발견된 채 수위가 높아져 수색은 중단됐다. 한편 9일 나무가 쓰러져 2명이 추가로 사망했고 중가주 샌호아킨 밸리에서 10일 나무가 픽업트럭에 떨어져 운전자 사망, 해당 나무를 들이받은 또 다른 운전자 1명이 더 사망하면서 이번 겨울 폭풍으로 인한 사망자가 12명에서 16명으로 증가했다.

젠 널 기상학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1월9일까지 샌프란시스코에 12.37인치 비가 내렸으며 이는 사상 세번째로 15일동안 비가 많이 내린 것이다. 1862년에는 불과 15일만에 19.77인치 비가 내리며 최악의 홍수사태가 난 바 있다.

한편 시에라네바다 지역에도 폭설이 계속된 가운데 유바 패스와 이벳(Ebbetts) 패스 사이 센트럴 시에라 네바다 산지에 오늘(11일) 오전 7시까지 눈사태 경보(avalanche warning)가 내려져 있다. UC버클리 센트럴 시에라 스노우 랩은 10일 오전 8시경 "지난 24시간동안 9인치 눈이 내렸고 다음날까지 18~36인치 눈이 더 예상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한편 개빈 뉴섬 가주지사가 지난 4일부터 겨울 폭풍에 대응하기 위해 주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고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재난지원을 승인, 지난 8일을 시작으로 가주 내 폭풍 긴급 대응을 위한 지원이 시작됐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지난 2년 동안 산불로 숨진 사람보다 이번 폭풍우로 사망한 사람이 더 많다며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캘리포니아 주요 하천이 위험 수위로 치솟으면서 재난 대응 당국은 3천400만 명이 넘는 주민을 대상으로 홍수주의보를 내렸다. 기상예보업체 아큐웨더의 수석 기상학자 조너선 포터는 이번 캘리포니아 폭풍우에 따른 재산 피해가 1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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