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 마
조엘 엔가르디오
샌프란시스코 인구의 약 1/3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계의 정치력이 약해졌다. 지난 11월 선거에서 20여년간 중국계가 당선됐던 SF 선셋지역(4지구) 시의원 자리에 현직인 고든 마를 꺾고 조엘 엔가르디오(Joel Engardio) 전 SF이그재미너 기자가 선출되는 이변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선셋지역으로 대표되는 4지구는 주민의 절반이 아시아계로, 2001년부터 릴랜드 리, 피오나 마, 에드 제우(Jew), 카멘 추, 케이티 탱, 고든 마 등 6명의 중국계 시의원이 배출되면서 아시아계 정치력을 키워왔던 곳이다. 한때는 SF 시의회에 중국계 SF 시의원이 여러명이 있었으나 현재 코니 챈(1지구) 시의원이 아시아계로 유일하게 남았다.
중국계유권자교육위원회의 수석디렉터인 데이비드 리는 "고든 마가 재선에 성공했다면 주상원, 주하원, SF시장에 출마할 길이 열렸을 것"이라며 "필 팅 주하원의원 자리를 물려받을 수도 있는 사다리가 부러졌다"고 말했다. SF 조세 사정관(Assessor-Recorder)이었던 필 팅은 주하원의원으로, SF 시의원이었던 피오나 마는 주 재무장관으로, SF 시의원이었던 데이비드 치우는 주하원의원을 거쳐 현재 SF시 변호사로 정치적 몸집을 키워왔다.
SF크로니클은 아시아계를 겨냥한 혐오범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아시아계 유권자들이 비아시아계인 엔가르디오를 지지한 것은 SF교육위원 3명과 체사 보우딘 SF검사장의 퇴출로 야기된 불안감으로 진보 성향의 고든 마보다 온건 성향의 엔가르디오를 선호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고든 마는 체사 보우딘 검사장 퇴출에 반대했으나, 일부 중국계는 보우딘 검사장이 아시아계 혐오범죄 대처에 미온적이었다고 비판하며 퇴출 캠페인을 주도했다. 성소수자인 엔가르디오는 시의원 선거에 3번 낙선했으며, 그의 파트너는 대만계이다.
또한 선거구 재조정도 고든 마 패배에 영향을 미쳤다고 신문은 밝혔다. 7지구에 속했던 남쪽 지역이 4지구로 조정되면서 백인과 부유층 유권자가 유입돼 엔가르디오가 승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골드러시시대부터 수십년동안 중국계는 인종차별과 억압을 당해왔다. 1969년 조지 친이 첫 아시아계이자 중국계로 수퍼바이저(시의원)에 임명됐고, 1994년 마벨 텡이 첫 아시아계 수퍼바이저로 선출됐다. 최근엔 한 시기에 아시아계 수퍼바이저가 5명까지 선출된 적이 있었으며, 에드 리가 첫 아시아계 SF 시장이 됐다. 2010년에 임명된 에드 리 SF 시장은 2011년 재선에 성공했다.
역사는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1800년대 불었던 반아시아 열풍이 2020년대에 다시 추악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또다시 아시아계 SF 시의원이 1명인 시대로 돌아갔다. 선출직 지도자들이 팬데믹으로 촉발된 아시아계 증오에 대해 서로 다른 반응과 대처를 보여왔기에 정치적 대표성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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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