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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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정전, 침수 잇따르고 대피령까지

2023-01-06 (금)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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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세 남아 등 최소 4명 사망

▶ 강풍에 주유소 지붕 쓰러져...베이지역 8만가구 정전상태

폭우에 정전, 침수 잇따르고 대피령까지

엄청난 양의 비를 쏟아부은 폭풍우로 4일 저녁 사우스샌프란시스코 주유소 지붕이 쓰러지자 지역언론 리포터들이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로이터>

베이지역은 4일부터 강한 바람과 엄청난 양의 비를 머금은 폭풍이 들이닥쳐 정전과 도로 침수가 잇따랐으며 최소 4명이 사망했다.

소노마카운티 2세 남아가 쓰러진 나무에 사망했고, 페어필드에서 19세 여성 운전자가 도로에 고인 물 탓에 주변 전신주를 들이받으면서 숨졌다. 또한 새크라멘토카운티 북쪽 강가에서 여성 시신 2구가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이 차량 이동중에 불어난 강물을 피하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안 리버 범람 우려로 노스베이 지역과 산타크루즈카운티에서 많은 주민들이 대피했고, 산타클라라카운티에서는 우바스 저수지와 파체코패스 리버 지역에 대피경고령이 내렸다. 알라메다카운티를 비롯해 랜드슬라이드가 일어난 리치몬드, 산라파엘 등 일부 지역당국은 주민들에게 집에 머물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시속 85마일 이상의 강풍으로 인해 SF공항의 항공편 70여편이 취소됐고, 사우스샌프란시스코 주유소 지붕이 강풍을 이기지 못해 쓰러졌다. 수많은 곳에서 나무와 전선주가 쓰러지고, 퍼시피카 하이웨이 1번 도로 등은 머드슬라이드로 도로가 폐쇄됐다. 서부 해안 '빅서'(Big Sur)를 관통하는 1번 고속도로의 45마일(72㎞) 구간도 침수와 낙석 피해를 막기 위해 4일 저녁부터 폐쇄됐다.

샌프란시스코 교통국은 기상 상황을 고려해 5일까지 케이블카 운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칼트레인, 뮤니 일부 노선 운행이 중단됐고, 바트 운행도 지연됐다.
폭우에 정전, 침수 잇따르고 대피령까지

4일 저녁 샌프란시스코 공립도서관 앞 그로브 스트릿에 폭우로 나무가 쓰러져 통행이 차단됐다.


SF 소방관들은 나무가 쓰러지면서 차량을 덮치자 차량에 갇힌 가족들을 구출해냈고, SF 시빅센터 근처 폭스 플라자 타워에서 유리창이 깨지기도 했지만 부상자는 없었다.


정전 현황 집계 사이트(poweroutage.us)에 따르면 이번 폭풍우 영향으로 캘리포니아 내 18만여 가구와 업소에 정전이 발생했다. PG&E측은 5일 오전 9시 15 기준 베이지역 8만3천여가구의 전력이 복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중 사우스베이가 9,708가구, 이스트베이 7,846가구로 정전된 곳이 가장 많았다. 4일 저녁에는 댈리시티에서 약 1,400가구, 버클리에서 5천가구 이상이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다.
폭우에 정전, 침수 잇따르고 대피령까지

소방관들이 4일 저녁 폭우로 샌프란시스코 부근 하이웨이 101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로이터>


폭우에 정전, 침수 잇따르고 대피령까지

5일 엄청난 양의 비를 쏟아붓는 ‘대기의 강’ 폭우로 소살리토 주택이 침수된 모습. <로이터>


5일 폭우가 계속되자 알라메다, SF, 산마테오, 콘트라코스타, 산타클라라, 산타크루즈 카운티 등은 홍수주의보(Flood Advisory)를 내렸다. 기상청은 6일(오늘) 하루 비가 잦아들지만, 7일(토)부터 다음주까지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재난 대응에 나섰다. 캘리포니아주 비상대책본부 낸시 워드 국장은 "이번 폭풍은 최근 5년간 캘리포니아에 상륙한 폭풍 중 가장 영향력이 큰 축에 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풍우가 미 서부에 최근 영향을 주는 3개의 '대기천'(대기 중 대량의 수증기가 강처럼 긴 띠 형태로 움직이는 현상) 중 하나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처럼 길게 형성된 공기층을 따라 태평양의 습기가 육지로 공급되면서 많은 비를 뿌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현상은 최근 몇 년간 미국과 캐나다 서부 등지에서 폭우와 수해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통상 미 서부에서 겨울철 강우는 가뭄을 해소하는 단비로 여겨졌지만, 최근 몇 년간 기록적인 폭우로 각종 피해를 내면서 기후 재해가 되고 있다. 여러 전문가가 수년에 걸친 가뭄과 폭우·홍수를 오가는 극단적인 기상 현상은 기후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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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주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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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샌프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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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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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소살리토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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