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를 앞둔 고령층으로 이미 충분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퇴직 후 지출을 최소화하려는 경우라면, 모기지 조기 상환에 사용해도 좋다. [로이터]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30년 고정 모기지의 틀을 깨고, 새로운 50년 초장기 모기지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번 제안은 급격히 상승한 집값과 6%를 넘나드는 고금리로 인해, 내집 마련의 꿈이 점점 멀어지는 미국 서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연방주택금융청(FHFA) 빌 퓰트 국장은 “청년층의 내집 마련을 돕는 50년 모기지는 완전히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정책 개발 사실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프랭클린 D. 루즈벨트와 나란히 선 그래픽 이미지를 게시하며, 30년 모기지 시대를 연 루즈벨트에 비견되는 ‘50년 모기지 추진’을 공개적으로 피력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은 다수의 법적‧경제적 난관에 직면해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Dodd-Frank 법에 따라, 정부가 보장하는 ‘Qualified Mortgage(적격담보대출)’는 현행 30년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입니다.
의회의 법 개정 없이는, 은행들이 50년 모기지를 고금리 비적격대출로 취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50년 모기지는 월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전체 이자 부담은 크게 증가합니다.
예를 들어 40만 달러 주택을 6.5% 금리로 30년간 대출시 원리금은 월 약 2038달러지만, 50년 대출 시 1822달러로 약 200달러가 줄어듭니다.
하지만 총이자액은 30년이 46만 달러인 반면 50년은 100만 달러에 육박합니다.
이 정책은 집값 거품 해소와 실질적 주거 안정에 기여할지, 대출자의 ‘평생 부채’를 심화시킬지 의견이 극명하게 갈립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 등 일부 공화당 인사는 “은행만 이익을 보고 국민은 빚 노예로 남게 된다”는 반발을 표출했습니다.
한편, 주택 시장에서는 거래 감소와 ‘금리 락인 효과’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기존 낮은 금리로 대출받은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으면서 신규주택 공급이 막히고, 구매 희망자들은 사상 최고치인 평균 39%의 소득을 주택 구입에 쏟아붓고 있습니다.
첫 집 구매자의 평균 연령도 40세를 기록해 주거 사다리가 더욱 높아진 상황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50년 모기지 도입이 미국 주택시장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는, 향후 의회 논쟁과 금융기관 대응에 달려 있습니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국민의 주거권 보장과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두 가지 과제가 함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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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