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남녀 대학생에 인종차별 막말 ‘일파만파’
2022-12-28 (수)
한형석, 김지효 기자
▶ 인앤아웃 매장서 ‘틱톡’ 촬영 도중 봉변, 한 남성 다짜고짜 폭언...1,360만회 클릭
▶ 콜로라도 출신 40세 용의자 26일 체포
한인 피해자 엘리엇 하씨(왼쪽)와 아린 김씨가 지난 24일 틱톡 영상을 찍던 중 갑자기 다가온 낯선 남성에게 난데없는 인종혐오 폭언과 위협을 당한 후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다 <틱톡 영상 캡쳐>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 산라몬에 소재한 햄버거 가게 '인앤아웃'에서 한인 학생들에게 한 남성이 인종차별과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퍼지며 논란이 일었다. 이는 산라몬 경찰서장에게 알려지고 주류 언론들에도 보도되며 논란은 크게 확산됐다. 용의자는 콜로라도 출신 남성 조던 더글라스 크라(40)로 지난 26일 체포됐다.
SF크로니클에 따르면 한인 아린 김(모라가), 엘리엇 하(리버모어)씨는 지난 24일 2270 산라몬 밸리 블러버드에 위치한 인앤아웃 햄버거 가게에서 식사 중 피해를 당했다.
이들은 인앤아웃 스페셜 메뉴에 대한 '틱톡' 영상을 만들기 위해 김씨의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크라가 다가오더니 먹는 모습을 찍는 거냐고 물었다. 하씨가 그렇다고 대답하자 크라는 난데없이 “너희는 이상한 동성애자들(Weird Homosexuals)이라고 말했다.
틱톡 영상 속에서 김씨와 하씨는 해당 발언에 놀라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며 웃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크라는 다시 김씨의 테이블로 돌아와 “당신은 일본인이냐, 한인이냐”고 물었고, 하씨는 “한인”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크라는 “그래 한인이구나, 내 생각대로야. 너 김정은의 남자친구냐?”, “동성애 성관계를 한 적 있구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씨가 이를 받아치며 조금 더 대화가 오가던 중 상황이 심각해진 것을 느낀 김씨가 하씨에게 대화를 멈추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용의자는 이들에게 얼굴에 침을 뱉을 수도 있다고 말하며 폭력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김씨와 하씨는 용의자를 무시하려 했지만 그는 몇 분 뒤 다시 돌아와 “나는 노예 주인(slave master)”이라는 말과 함께 욕설을 하고, “이따 밖에서 보자”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 모습을 보던 다른 손님이 이들에게 “괜찮냐”고 물을 정도로 상황은 심각해 보였다.
크라는 밖으로 걸어나와 창문을 통해 15분 가량 김씨와 하씨를 응시했다. 김씨와 하씨는 두려움에 매장이 문을 닫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매장 직원들과 함께 자신들의 차량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김씨는 모라가에서 자라 현재 UCLA에, 하씨는 리버모어에서 자라 현재 듀크대학에 재학 중이다. 이들은 해당 영상을 25일 소셜미디어 플랫폼 '틱톡'에 올렸고 덴튼 칼슨 산라몬 경찰서장이 이 영상을 리트윗하고 많은 주류 언론이 보도하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해당 영상은 27일 오후 12시 기준 1천36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김씨는 NBC와 인터뷰에서 “초등학교때부터 개를 먹는 농담, 김정은 농담을 충분히 들었으며 산책 도중 인종적 비방 언어를 들은 적이 있고 팬데믹 동안 아시안 노인들에 대한 폭력을 보고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사건이 김씨가 당한 가장 노골적인 인종차별 피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하며, 보다 많은 이들이 주목할 수 있길 바라며 영상을 틱톡에 올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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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