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장 1~2절에서 동방박사들은 별을 보고 예수님을 경배하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왔다. 동방에서 온 박사들이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온 ‘현인들’(the wise men, RSV) 혹은 ‘점성가들’(astrologers, NEB)을 말한다. 이때 동방박사들이 본 별이 무슨 별이었을까? 동방박사들은 어떻게 하늘에 뜬 별을 보고 이스라엘에 메시아가 탄생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지 궁금하였다. 그 의문을 풀기 위해 먼저 출애굽 당시 이스라엘을 저주하기 왔다가 오히려 축복한 메소포타미아 출신의 이방인 예언자 발람의 메시아 예언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초대교회 교부 오리겐(Origen)은 “예언자 발람은 예수의 탄생을 알려주었던 별을 본 동방박사의 선조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가 그를 보아도 이 때의 일이 아니며 내가 그를 바라보아도 가까운 일 이 아니로다 한 별이 야곱에게서 나오며 한 규가 이스라엘에게서 일어나서 모 압을 이쪽에서 저쪽까지 쳐서 무찌르고 또 셋의 자식들을 다 멸하리로다.”(민 24:17)
여기서 메시아와 관련한 말씀은 “한 별이 야곱에게서 나온다”는 말과 “한 규가 이스라엘에서 일어난다”는 말이다. “한 별이 야곱에게서 나온다”는 예언대로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실 때에 동방에서 별이 떠올랐다. 이 별을 보고 동 동방박사들이 본 별은 무슨 별일까?
미국의 저명한 천문학자는 별들의 운행을 관측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때 동방 박사들이 본 별은 목성(Jupiter)이었다고 주장한다. 목성은 히브리어로 ‘체덱’(Tzedeq)이라고 하는데, ‘의롭다’(righteous)는 뜻이다. 마지막 때가 되면 메시아가 오기 전에 먼저 엘리야가 오리라고 예언한 말라기 4장 2절에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공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비추리니 너희가 나가서 외양간에서 나온 송아지 같이 뛰리라.”는 말씀이 나온다. 여기서 메시아 명칭과 관련된 “공의로운 해”(Sun of righteousness)는 히브리어로 ‘쉐메쉬 체다카’인데, ‘체다카’는 목성의 명칭이기도 하다.
예언자 발람이 “한 규가 이스라엘에서 일어난다”고 한 예언에서 ‘규’는 왕의 손에 든 지팡이로 왕권을 의미한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탄생하시던 날 목성이 유난히 밝게 빛났는데, 그 이유가 있다. 성경에 메시아와 관련된 별이 하나 더 있는데, 그것은 사자자리(Leo)다. 사자자리의 가장 큰 별이 레귤루스 (Regulus)라고 하는 별이다. ‘레귤루스’는 라틴어로 ‘왕’이라는 뜻이다. 창세기 49장에 야곱이 유다에게 한 축복에 보면, 사자와 왕권을 의미하는 규가 언급되어 있다.
“유다는 사자 새끼로다 내 아들아 너는 움킨 것을 찢고 올라갔도다 그가 엎드리고 웅크림이 수사자 같고 암사자 같으니 누가 그를 범할 수 있으랴 규가 유다를 떠나지 아니하며 통치자의 지팡이가 그 발 사이에서 떠나지 아니 하기를 실로가 오시기까지 이르리니 그에게 모든 백성이 복종하리로다.”(창 49:9~10)
예수님께서 탄생하시던 날 하늘에서는 ‘의의 별’인 목성과 사자자리의 가장 큰 ‘왕의 별’인 레귤루스가 만나서 겹쳐서 밝게 빛났던 것이다. 천문학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원전 4년경 이 두 별이 겹쳐 보였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자기들의 선조인 발람의 예언을 알고 있었던 동방박사들은 하늘의 별을 관측하던 중 메시아와 관련된 이 두 별이 만나 밤하늘에 밝게 빛나고 있던 것을 보고 이스라엘에 왕이 나셨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현대인들은 하늘의 별을 보는 일이 어려워졌다. 옛날에는 밤이 깊을 수록 하늘에는 더욱 밝게 빛나는 별들을 볼 수 있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은 “하늘을 우러러 뭇 별을 셀 수 있나 보라…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는 약속을 받았다.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괴로움에 고통 당하는 이들이여, 눈을 들어서 하늘에 변함없는 별을 보라”고 했다. 하늘에 빛나는 별을 보고 수 천리를 마다하지 않고 주님께 왔던 동방박사들처럼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는 이 복된 계절에 내 삶을 인도하는 내 인생의 별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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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봉대 목사(에벤에셀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