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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지역 테크기업 감원 ‘칼바람’

2022-12-12 (월)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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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타, 트위터, 인텔 등 8천개 일자리 없어져

▶ ‘꿈의 직장’ 잃은 공대생들 좌절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와 트위터, 인텔 등 실리콘밸리 주요 IT 기업들이 최근 대규모 감원을 잇달아 단행하면서 베이지역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IT기업들이 가주 고용개발국(EDD)에 보낸 해고계획에 따르면 베이지역 IT 및 생명공학 일자리가 3개월(10~12월)간 7,959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설상가상으로 산호세에 본사를 둔 시스코(Cisco)와 팔로알토에 본사를 둔 휴렛패커드도 전세계적으로 수천명 감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감원 물결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각 기업이 EDD에 제출한 감원 계획에 따르면 SF에 본사를 둔 액상형 전자담배 제조업체인 쥴(Juul)은 샌프란시스코에서 116개 일자리를 줄인다. 감원은 내년 1월 17일경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내년 4월 7일까지 계속된다고 쥴측은 밝혔다. 인텔은 산타클라라에서 90개 일자리를 줄일 계획이며 칩 제조업체가 있는 폴섬에서 111개 일자리를 없앤다. 우주발사체 스타트업 아스트라 스페이스(Astra Space)는 알라메다에서 64개, 마운틴뷰에서 1개 일자리를 줄이고 있다. 야후 파이낸스 사이트에 따르면 아스트라 스페이스는 9월에 끝난 지난 1년 회기동안 940만 매출을 올렸으나 손실은 4억1,840만달러였다.


또한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 플랫폼은 멘로파크, 벌링게임, 프리몬트, 서니베일, SF에서 2,564개 일자리를 줄이기로 결정했고, 트위터는 1,126명을 해고해 SF와 산호세 직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 진단키트 등을 개발한 세페이드(cepheid)는 서니베일과 산타클라라를 비롯해 뉴왁에서 1,003개 일자리를 없앤다.

아마존은 서니베일에서 263개, 리프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227개, 오라클은 레드우드시티와 벨몬트에서 200개, OTT 디바이스 판매 회사인 로쿠(Roku)는 산호세에서 83개, 페이팔은 산호세에서 59개 일자리를 줄인다.

한편 이같은 칼바람은 이들 기업에 취업하고자 관련 기술을 연마하고 인턴십 등 경력을 준비해온 학생들에게 충격을 줬다.

뉴욕타임스가 한 사례로 소개한 애널리스 니(22)는 고등학교 때부터 구글 같은 기업의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워싱턴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그는 올해 대학을 졸업한 뒤 꿈의 직장이었던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에 채용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달 메타가 해고한 직원 1만1천여명에 포함되면서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었다. 그는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이어서 좌절했고, 조금 무섭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처럼 급변한 상황에 마주한 젊은이들은 빅테크 기업 외에 관련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금융이나 자동차 업종, 새로 떠오르는 스타트업 등으로 눈을 돌리며 대안을 찾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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