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 친구, 지인들과 모여 ‘대한민국’ 외쳐
▶ “5일 브라질과 8강전도 최선 다해주길”
한국 축구가 강호 포르투갈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12년만에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지난 2일 오전 7시 실리콘밸리 한인회 주최로 산호세 산장 식당에서 열린 월드컵 응원전에는 한인 30여명이 모여 ‘할 수 있어!’, ‘기적을 이루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카타르에 있는 태극전사들을 향해 응원의 함성을 질렀다. 특히 후반전에는 한인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열띤 응원을 펼쳤고, 역전골이 들어가고 경기가 끝난 후에는 서로가 서로를 끌어안고 한마음으로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사진 SV한인회>
지난 2일(서부 시간) 대한민국 태극전사들의 투혼으로 강호 포르투갈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12년만에 월드컬 16강에 진출하자 이른 아침부터 가족, 친구들과 모여 실시간으로 경기를 관람하던 베이지역 한인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한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외쳤다.
우루과이와의 1차전부터 산호세 산장 식당에서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응원전을 개최한 실리콘밸리 한인회 우동옥 회장은 지난 2일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한국-포르투갈 경기 응원전에서 "이번 월드컵 마지막 응원전이 될 것 같다는 아쉬운 마음으로 동포 30여명이 모였다"며 "한줄기 희망을 걸고 '할 수 있어!', '기적을 이루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카타르를 향해 응원의 함성을 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후반전에는 모든 사람들이 줄곧 자리에서 일어나 응원했고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자 서로 끌어안고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오랜만에 '우리는 하나'라는 마음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한인회는 오늘(5일) 오전 10시30분부터 산호세 산장 식당에 모여 한국-브라질 경기 응원전을 펼친다.
전 한국 청소년대표 축구선수로 축구과 일가견이 깊은 구세홍 OB축구단 감독(63, 버클리)은 "황희찬 선수가 마지막 역전골을 넣자 기쁨의 눈물을 한참 흘렸다. 아직도 너무나 짜릿하고 감동적이라 기분이 붕 뜬 상태"라고 말했다. 구 감독은 "포르투갈이 워낙 강국이다보니 모든 전문가가 한국이 절대적으로 불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경기를 보니 한국 선수들이 이기고자 하는 의욕과 마음들이 전체적인 플레이에서 보였다"며 "3일 아침 버클리에서 비한인 친구들과 축구했는데 모두 한국선수들이 어떻게 그렇게 축구를 잘하냐고 물었다. 우리 선수들 너무 자랑스럽다"고 감격에 찬 소감을 이야기했다.
조행훈 전 SF축구회장(63, 월넛크릭)은 "1차 경기에서 우루과이와 비겨 선수들이 더 화이팅을 하고 2차 경기에서 아쉽게 3대2로 졌지만 조규성 선수가 두 골을 넣은게 힘이 많이 된 것 같다"며 "3차 경기에서 황희찬 선수가 한 골 넣어야 한다며 장난식으로 예견했는데 마지막에 역전골을 넣으니 집사람은 울고 나도 기쁨과 감동에 사로잡혔다"고 말했다. 이어 "5일 세계최강 브라질과 만나지만 전 3 경기를 통해 브라질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받았으리라 생각한다"며 "워낙 브라질이 강국이어도 한국인이 정신력은 더 강하고 승리에는 운도 따라줘야 하므로 태극전사들이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한국에서 베이지역으로 이사온지 4개월 됐다는 한인 이수현(33, SF)씨는 "남편이 워낙 축구를 좋아해서 덩달아 함께 열심히 1, 2, 3차전을 모두 봤다"며 "처음 선제골이 먹혔을 때만해도 역시 포르투갈의 벽은 높다고 생각했으나 동점골 넣었을 때 '조금만 더 하면 잘 될 수 있겠다'라는 기대로 응원했다. 추가시간에 역전골이 들어갔을때는 아이가 자고 있어 남편과 함께 최대한 작은 소리와 표정으로 기쁨의 함성을 대신했다"고 말했다. 이수현씨는 "한국이면 아파트여도 모든 세대가 열광하며 거리, 직장, 학교 모든 곳이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을텐데 타지에 살다보니 월드컵다운 분위기를 느끼지 못해 아쉬운 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송지은 재미한국학교북가주협의회장은 "가족과 함께 경기를 봤는데 역전골 들어가고 나서 너무 기뻐서 카톡으로 지인들과 유튜브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 등을 공유하며 난리가 났었다. 응원하느라 목이 다 쉬었다. 역전골 넣고 경기 종료를 알리는 호루라기를 불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끝까지 기도하고 응원했다"며 "축구를 통해 한인들이 오랜만에 한마음이 된 것 같아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임희연 트라이밸리한인학부모협회(KPA) 회장은 "아이들 라이드 시간과 겹쳐서 나는 라이드를 주고 남편이 계속 경기에 대해 생중계를 해줬다"며 "워낙 16강 진출하기가 확률적으로 낮아 그래도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너무 기적같이 역전승을 거둬 남편과 함께 팔짝팔짝 뛰었다"고 말했다.
이른 아침부터 월드컵 관람을 위해 문을 연 사우스베이의 한 바에서 친구들과 경기를 관람했다는 한인 이승현(29, 산호세)씨는 "솔직히 처음부터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는데 20여명의 사람들이 엄청 흥분해 아침부터 다함께 응원하며 시청하니 신이났고 16강 진출이라는 결과에 모두가 뛰며 기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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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효 기자>